빙어

김혜선 시/한광희 곡/소프라노 김정아/피아노 윤가희

후미진 일몰을 돌아 나와
집집마다 풋나물 같은 눈이 내리고
지금은 발아래 평온하게 빛나는 너희 뼈들을 거두며
후끈후끈 마을 불빛이 되살아나는 저녁
침착한 겨울 밑으로 얼음의 빗장을 열면
은비늘 부서지는 기억 속에서 무한히 풀려나는 안개
그 가슴팍을 가볍게 밀어 제치며
지느러미 흔들며 다가오는 강물의 빈 껍질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