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감상실 > 가곡감상실
가곡감상실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

앨범타이틀 | 한국가곡학회 창작가곡 제20집  (2013) ☞ 앨범보기
Loading the player...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
문현미 시/정덕기 곡/바리톤 송기창

아버지의 트럭은 멈추지 않고 달린다
언제나 아버지는 바깥의 그리움을 궁금해 하셨다
비가 올듯하면 트럭의 물건들을 덮기 전에
하늘의 기척에 낡은 귀를 기울이곤 하셨다
방충만 깔대기 냄비꼭지 총채 소쿠리 바가지 등
쏟아질 듯 싣고서 방방곡곡 시골길을
방방곡곡 시골길을 누비고 다니셨다
고무줄 오백원
파리채 천원 없는게 없슴다요!
확성기에서 확성기에서 터져나오는 억센 목소리와
너덜 주머니 안에서 어둠을 견디는
어둠을 견디는 지폐의 힘을 원망하면서 떠나고 싶었다
여관에서 잘까
텐트에서 잘까
라면으로 때울 건지 밥을 먹을 건지
휴대용 전기장판 잠시 틀건 지
휴대용 전기장판 아예 꺼버릴건 지
애절한 긴장의 밤과 낮이 흘러갔다
애절한 긴장의 밤과 낮이 흘러갔다
하지만 혼자서 잠들고 싶은 때도
기어이 내 곁을 지키셨던 지붕 같은 사랑이
철없는 반항을 붙들어 매었다
그리도 속 썩이던 딸이 트럭운전수가 되어
희망의 바퀴를 몰고 계절 위를 씽씽 달리고 있다
아버지와 내가 머무는 그 곳이
바로 우리들 유랑부녀의 새 보금자리
트럭으로 길어 올리던 그날치 행복이
바람길 따라 펄럭거린다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이 환해졌다
푸르렀다 어허 그래?
아무 수식이 섞이지 않은

0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