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한승수 시/이영례 곡/테너 김구삼/누리쳄버오케스트라/지휘 신금식

어느 기도가 저리도 간절하기에
연분홍빛 안개들 산등성이 급히 오르나
삭이고 삭이던 해묵은 몸살도
나른한 봄볕에 풀어져 시간이 되어 흐르고 있다

진달래 꽃잎에 입술 포개면
미쳐 떨치지 못한 아픔이 되살아 난다
떠나온 고량은 어디쯤에 있을까
꽃송이 필때마다 가슴은 또 달아오르고
물방울들 제몸 부수어 안개되듯
슬픔도 쪼개면 그리움이 될까
분홍빛 물안개들 골골마다 제 이름 목놓아 부른다
이름도 잊은채 산이된 어느 혁명가의
다하지 못한 꿈들이 봄의 산하에서 울음 운다
분홍빛 울음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