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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앨범타이틀 | 한국가곡학회 창작가곡 제11집  (2005)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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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시 / 장기찬 곡 /바리톤 박흥우 / 피아노 김미영.김민경


님은 갔습니다
아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되어 한숨의 미풍에 날려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내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같이
떠날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님은 갔지만
아 아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국가곡학회 창작가곡 제11집 (예성음향/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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