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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배지기의 강

앨범타이틀 | 가곡동인 제25집 신작서정가곡 22선  (2021.10)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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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등배지기의 강
김혜영 작시 / 강효욱 작곡 / Sop. 임청화 / Pf. 엄은경

그늘진 봄날처럼 남편의 모습이
흐려진 강물에 얼비친다
앙다문 입 안 상처를 곱씹으며
그만큼의 세월이 흘러
서산마루에 서서
서러운 강을 바라본다

둘이서 슬어놓은 생의 울타리
올망종말 새끼들에겐 산 같은 버팀목
나의 목숨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저 피안의 강을
백년도 하루같은 침묵
꺼져가는 심지에 불올 켜대도  소용이 없었다

앉아있을 힘조차 없어 등음 맞댄 우리
서럽게 우는 울음을 들었다
속울음을 들었다

한줄기 빛으로 잦아들던
야원 남편의 등배지기에서
이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돌처럼 각인된 흔적이
겨울처럼 춥던 그 강가를
여전히 그 강가를 나는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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