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감상실 > 가곡감상실
가곡감상실

길섶에서

앨범타이틀 | 신작서정가곡 제7집  (2010) ☞ 앨범보기
Loading the player...
진의하 시/이상인 곡/테너 하만택/피아노 양기훈

아내여!
허공의 무성한 숲이 좋아
나 홀로 산에 오르면
잡을 수 없는 시간들 속에서
삭아버린 삭아버린 삭정이를 꺽어 물고
칵칵 내일을 여는 까치 두 마리
촘촘히 포개어 벽을 쌓노라
꺽어버린 하루를 삭히고 있네 있네

아내여!
허공의 무성한 숲 그늘 아래
나 홀로 고요히 앉아 있으면
가지들은 왼종일 하늘을 빗질하고
내 가슴도 소리 없이 어루만져 줘
퇴색한 구석구석
맑은 물빛 푸르게만 물들여주네

아내여!
그러나 허공에 어둠이 덮이면
숲 그늘 까치소리 간 곳이 없고
소리 없는 발자국 달님과 같이
외쪽 발 더딘 걸음 재촉하면서
가지가지 건너 뛰면 바삐도 가네

0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