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니 빠진 갈가지

박미영 시/정덕기 곡/안양시립합창단/지휘 이상길

앞니 빠진 갈가지 앞 도랑에 가지마라
잉어 새끼 놀랜다 뒷니 빠진 갈가지
뒷 도랑에 가지 마라 붕어새끼 놀랜라

앞니가 흔들려 애꿎는 할머니만 못살게 굴었네
어여쁜 아가야 아무리 칭얼대도
우리 할미 얼굴엔 함박꽃 웃음만 퍼지네
아이구 강생이 다 컸구나

앞니빠진 갈가지 방구밑에 가지마라
다람쥐가 놀랜다 오려논에 가지마라
허재비가 놀랜다 송아지가 놀랜다
소리개가 놀랜다

범아 범아 호랑범아 앞니 빠진 호랑아
뒷니 빠져 우스워도 범은 어흥 범이라네
호랑아 어흥 아이구 무쇄라

실로 묶어 뽑아서 까치에게 주었다
고운 이빨 달라고 지붕 위로 던졌다
박씨같은 하얀 이를 다오 옥수수같이 고른 이를 다오

까치밥으로 던져주고 앞도랑에 앉았네
우리 어여쁜 아가야 눈엔 그렁 그렁 떨어지는 눈물 속으로
물결 살랑 살랑 바우 그늘 잉어새끼 숨었네
눈물 비칠라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할머니 무릎에서 잠들었네
꿈속에 그 까치가 하이얀 이를 들고 왔다네

앞니 빠진 갈가지 앞 도랑에 가지마라
잉어 새끼 놀랜다 뒷니 빠진 갈가지
뒷 도랑에 가지 마라 붕어새끼 놀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