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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감상실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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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헌 시/김미수 곡/바리톤 박흥우/피아노 조영선

밤꽃이 피는 푸르른 날에 벗들을 불러 천렵이나 갈거나
양은솥 쌀과 된장 물고기도 잡아 산꿩이 울어대는 계곡에
솥을 걸고 국밥엔 고사리 대파 가재 넣어 새봄에 담가 논
두견화 술은 단지째 지고 가려하네 낙엽송 푸르러 싱그럽게
손짓하는 산 그늘에 둘러앉아 두견주 마시며 거친 손길 잡아보는
더덩실 어깨춤에 머리엔 그새 하얗게 무서리만 내렸던가

송홧가루 날리는 강 위에 산 그림자 눕는다 채근 마시게
산마루 짙푸른 대해 가리마 굽이친 보릿길 청산에 물이 든 채
잠든들 어떠할까 별이 금새 불 밝힐 것을 푸르른 시절이 저물기전에
어절시구 징소리 울림세 불그러니 물드는 그 끝길에 아슴하니
손짓하는 이 그 누굴까 벗들아 초저녁 별이 저녁담에 붉게 타고
이젠 우리 돌아가 뜰에 멍석깔고 밤 이슬 마음껏 취해 봄세

11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송문헌 2003.03.05 13:37  
  아, 친구여가 올라 왔네요. 감사합니다.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마음만은 추억같은 느낌으로 쓴 가사였지요. 고맙습니다.
유성-━☆ 2003.03.06 15:25  
  녹은짙던 여름날 강가에서 가족과 함께 천렵하던 생각이 납니다 

두견주 마시며 더덩실 어깨춤추던 친구여 어느새 머리엔 무서리만 내렸던가!

자연과 친구의 우정을 예찬한 아름다운 시에 단조의 선율로 완성된 노래를  부두러운 목소리 박흥우 님의 연주로 감상하니 더욱 좋습니다
김아지 2003.03.06 16:43  
  '천렵' 이거 진짜루 해보구 싶었는데......
송문헌 선생님 시가 많은 분들을 추억속으로 모시고 갔을 겁니다. 천렵해볼 수 있는 날을 꿈꿔봅니다.
송문헌 2003.03.07 12:06  
  김아지님, 감사합니다. 천렵을 아세요? 이거이 젊은 분들은 잘 모르실줄 알았는데요. 내가 어릴적엔 아카시꽃 필 무렵엔 농사일이 조금 한가하여 그때에 마을 청장년들이 쌀이며 솥이며 막걸리며 캠핑가듯 잔뜩 지개에 지고 개울이 멀지 않은 계곡에 자릴 잡고 밥도 짓고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놓고 먹고 마시며 풍물을치며 하루를 즐기는 모습이 너무 멋있게 보였답니다. 전 지금도 그 추억을 그리며 그맘 때 쯤이면 고향으로 가서 그 비슷한 놀이를 해 보지만 기대하는 감흥은 늘 아니지요. 그래도 그런 추억으로 그 짓(?)을 아카시꽃 필때면 자꾸만 하고싶네요.
deborah 2003.03.08 09:07  
  저도 서울 사람이지만은 교회 청년회에서 함께하며 깔깔대던 기억이 있습니다.참 좋은 경험이며 추억입니다.잘 감상합니다.
박꽃 2003.03.20 23:13  
  봄이오는 길목에 주춤거리다 오랫만에 듣는 가곡입니다
고향 냇가에 천렵하던 님의 추억에 함께 젖어봅니다
올 봄 아카시아꽃피면 부모님 산소가 있는 청도 금천 학일골짜기로 내달릴참입니다
구수하고 정감넘치는 곡 자알 듣고 갑니다
송문헌 2003.03.25 13:45  
  deborah님 박꽃님 감사합니다. 너무 먼 지난날들의 모습들이라 느낌이 있을까 했는데,.. 그런 우리것의 야유회가 희귀해진것이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세월이 그만큼 흘렀기 때문이겠지요? 감사합니다.
꽃구름피는언덕 2003.06.19 22:07  
  송문헌 선생님의 시에는 양은솥,등잔, 그리고 ,멍석등 아련히잊혀져가고 머잖아 박물관에서만 볼수있는 옛시간을 옛
가재 도구들과 그때의 삶이 보이도록하는 그리움이 문득일어나게 하는 인정스런 감동을 주어서 좋습니다.
아름답고 인간적인 서정과 작곡가님들의 고운 선율이 조화로운데 또 그시와 곡게 맞게 연주하는 분들로 인해 늘감동하며 삷이 조금씩 맑아지겠죠. 멋진시와곡 바리톤의 음성감사합니다.
스런 2010.06.03 22:41  
이제야 여기를 와 봅니다..부족한 사람이..부끄럽지만 감히 선생님의 시에 곡이랍시고 붙혔더랬습니다. 제법 세월이 지났네요..사실당시 제게온 어느분의 시가 정서가 안맞아 다시 보내달라고 했더니 선생님 작품을 보내왔었습니다...너무 좋은 시..제가 그땐 많이 어렸고 지금도 선생님 연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천렵이 뭔지 잘몰랐던 도시아스팔트 아이로 자란 세대입니다. 요즘도 제 작업실에 당시 곡쓸때 긁적거렸던 종이짝을 붙여놓고 오며가며 봅니다...이제야 조금씩 더 가까이...깊은 아련함들을 알듯합니다..저도 세월에 따라 흘러가고 있는게지요...
스런 2010.06.03 22:43  
당시 연주장에 가지는 못했지만..뒤늦게나마 송문헌 선생님과 바리톤 박흥우 선생님,반주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조형진 2013.02.19 17:40  
가사가 참 길군요. 아름다운 곡조에 이야기하듯 옛 시절을
구수하게 묘사하는 이 노래, 들을 때마다 푸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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