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감상실 > 가곡감상실
가곡감상실

황혼이 되면

앨범타이틀 | 아름다운 가곡 시리즈 2  (2005) ☞ 앨범보기
Loading the player...
오사라 시/정덕기 곡/바리톤 박흥우/피아노 박근혜


황혼이 되면 준비하리
숙연히 돌아갈 집을 향하여
사랑으로 인하여 피 흘린 자욱
사랑으로 인하여 피 흘린 자욱
이 생에서 살아왔던
삶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리
욕망으로 젖어들던 마음도 추스리고
계절도 없이 흘러간 시간의 공간도 거두어서
욕망으로 젖어들던 마음도 추스리고
계절도 없이 흘러간 시간의 공간도 거두어서
잉태한 최초의 순간이 되어
꽃길에서 맞아주는 찬미소리 들으리
황홀한 기쁨 속에 쉬어가리
깊은 명상 속으로 잠들어 가리


시는 노래가 되어/비앤비(2005.6)

11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임승천 2005.07.19 04:07  
  인천여성문학인회 회장님이신 오사라 시인의 시에 정덕기교수님께서 작곡을 해주신 곡입니다.시에 나타난 감정의 처리가 음악 속에 확연히 나타나며 음의 다양함이 더욱 새로운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곡입니다.종교적인 가사이지만 우리의 삶에 대한 성찰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갈대 2005.12.20 13:37  
  나이가 들면서 삶을 차분하게 정리해 주는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는 곡입니다
마치 천상병의 귀천이 생각나는 ...
어떻게 하면 삶을 그토록 아름답게 살아갈 수가 있는지요
가곡을 통해 뭔가 삶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네요.
김형준 2006.07.04 05:42  
  누가 당신을 위해 피를 흘리고 갈까. 순리대로 살다 보면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다보면 그저 좋은 시절에는 옆에 있다, 아픈 날 오면 다들 떠나가리라.

힘들 때, 어려울 때 내 옆에 있어 주는 그 분, 나의 나약함으로 인해 과감히
피 흘리고 가신 분, 그 분의 사랑과 희생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비록
일장춘몽이긴 하지만 살 가치가 충분히 있었노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인간의 삶이 무언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라고 이 곡은 우리에게
조용히 충고해주고 있다. 춤 추듯, 심장의 박동 소리같이 조용히
우리의 마음을 앞으로 떠밀어 준다. 조용히 삶을 마치듯이 이 곡도
아주 편안하게, 아주 잔잔히 끝을 맺는다.
나무 2006.07.18 01:35  
  이 시는 삶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산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흘린다는 것은 사랑의 실천을 이야기 하는 것 같고
잉태한 최초의 순간은 무소유를 말하는 것 같다.
정리된 삶 속에 마무리까지 초연하고 정갈하게 준비해 가는 시인의 성숙한 모습이
시 속에 배여있다.
그에 맞게 곡은 웅장하면서도 차분하여 위대한 삶을 살고간 사람의 장례식에서
부른다면 어울릴 것같은  무게있는 곡이다. 고요한 천상의 곡을 듣는 것 같다.
오사라 2006.07.19 22:06  
  임승천님, 갈대님, 김형준님, 나무님, 반갑습니다.
더우기 가사와 곡에 대해 잘 파악하고 계신 것 같아 놀랍습니다.
이렇듯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공감대를 가질 수 있음이 행복인 듯 합니다.
작곡하신 정덕기 교수님이 이 곡을 좋아하신다고 하니 더욱 애정이 가네요.

정덕기 2006.07.24 12:01  
  저가 쓴 작품중에서 꼭 남기고 싶은 몇 안되는 작품중에 하나입니다
이 곡만은 틀림없다는 저의 자부심을 살려주는 곡이라 생각됩니다.
정말 사랑받는 곡이 되었으면 합니다.
임승천님 나무님 갈대님 김형준님 그리고 좋은 시를 써주신 우사라님 정말 고맙습니다
김형준 2006.11.16 10:35  
  주님,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죄인일 수 밖에 없는 나,
죄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는 나,
누구에게도 완전한 진실과 순수를 가지고 대하지 못하는 나,

이런 나를 용서하소서.
이것이 우리 인간의 한계임을 아시고
기꺼이 몸과 마음을 던지신 분이시여!

당신의 몸을 먹고, 당신의 피를 마시며
당신과 비록 짧은 순간이나마 하나됨을 느끼곤 합니다.

나를 위해 피 흘리신 분,
나의 구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일곱번에 일흔번까지라도 용서하라 하신 분,
아직 그렇게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래도 다시 노력해 보렵니다.
당신의 그 순수한 피 흘리시는 모습이 심상에 보입니다.
아, 그 깨끗한 하나님의 피,
아, 나를 위해 흘려 이 더러운 세상을 정화하신 분,

당신을 따르고 싶습니다.
주님, 부디 받아주십시오.
죄인이며 어린 아이입니다.
인간이 무엇인지, 신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살아가는 나를 깨워주십시오.

당신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오사라 2006.11.17 05:54  
  사랑과 겸손을 지니신 김형준선생님,

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고백이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삶은 곧 시입니다. 문학은 사상이 있어야 영원하며 견고합니다.
문학은 진리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도 그의 소설의 텍스트가
단 한권 "성경"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통독해 보세요.
영어 성경으로 읽으시면 더 깊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과 우주만물에 대한 지혜와 지식이 적나라하게 기록된
가장 위대한 문학서이죠.
저는 학생들에게도 종교를 떠나 글을 쓰는 사람들은 경전 한권씩은
통독해야 통찰력이 생긴다고 강조하고 있죠.
진실한 내면의 고백으로 다가오는 감동적인 시였습니다.
11월 말에 다시 뵐 수 있겠군요.
김형준 2006.11.20 01:13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인과 작곡가가
만들어 내신 이 아름다운 곡, 이 명곡 '황혼이 되면'
아무리 들고 또 들어도 너무도 품위 있고, 근사한
이 시가, 이 곡이 나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다.

아, 이런 곡이 우리 가곡들 중에 또 있을까!
눈물이 나오려다가는 온 몸을 타고 감도는 전율에 밀려 멎는다.
그러다가는 또 다시 나오려는 감동의 눈물.

띵(세게), 띵(약하게), 따라라라라랑
반주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흘러간다.

너무나도 맑은 음색을 가진 박흥우님의 소리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이 멋진 곡의 완성도에 큰 몫을 한다.

06년11월27일에는
이곡의 악보를 가지게 될 것이다.
난 이곡과 더불어 평생을 함께 살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시를 낭송하고, 이 곡을 노래할 것이다.
그러다간 피 흘리며 떠나가신 나의 구주를 생각하며 눈물 흘릴 것이다.

어떻게 인간이 만든 노래가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을까.

자꾸만 반주부분이 내 마음을 휘어잡고 있다.

아, 아, 아!
어떻게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말로 전할 수 있을까.

주여!

이 곡을 들으며 이 곡을 부르며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시인이시여, 작곡가시여!
이 곡은 두 분만의 작품이 아님을 아시는지요.
세 번째 분, 바로 그 분이
주신 영감, 신이신 그 성스러운 영혼
그 분이 두 분의 합작품에
사랑과 열정과 힘을 더 하신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내겐 옵니다.

'사랑으로 인하여 피 흘린 자국
 사랑으로 인하여 피 흘린 자국'

나의 영혼을 뒤흔드는 이 귀절,

'욕망으로 젖어들던 마음도 추스리고,
계절도 없이 흘러간 시간의 공간도 거두어서...'

뛰듯 서두르듯 하면서도 여유가 있는
이 부분의 반복적인 선율의 흐름,
이것이 나의 인생이 아니었던가,
바로 이것이 우리 못난 사람들의 삶이 아니던가!

이토록 급히 가다가는
서서히 느려지는 삶의 리듬
나이가 들면서 점점 회고적으로 되는 인생 사이클,

바로 이것을 이곡은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러다가는 마지막에 가서
사람이 죽듯이, 모든 것이 떠나가 듯이
신비한 여운을 남기며 노래가 끝나고 있다.

아, 너무도 감동적이 시여, 노래여!
정덕기 2006.11.28 10:39  
  김형준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렇게 보아주셔서 극찬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러나 그무엇보다도 시가 좋습니다.
노을 2006.11.28 13:56  
  슈벨트의 가곡을 듣고 있는 듯한 감흥입니다.
예술가곡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어요.
부르기는 쉽지 않지만 듣고 있으려니
영혼이 정화되는 듯 합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