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꽃밭같네 참!
눈이 부시어
저것은
꽃 핀건가 꽃 진건가 여겼드니
피는 것 지는 것을 같이한
그러한 꽃밭의 저것은
저승살이가 아닌 것가 참~
실로 언짢달 것가
기쁘달 것가
거기
정신없이 앉았는
섬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살았다해도
그 많은 때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숨소리를 나누고 있는
반짝이는 봄바다와도 같은
저승
어디쯤에 호젓이 밀린
섬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 것가
우리가 소시적에
우리까지를 사랑한
남평문씨부인은
그러나 사랑하는 아무도 없어
한낮의 꽃밭 속에
치마를 쓰고
찬란한 목숨을
풀어 헤쳤더란다
확실히 그때로부터 였던건가
그 둘러썼던 비단 치마를 새로 플며
우리에게까지도
설레는 물결이라면
치마 앞자락으로
코 흘려주던 때의
머언 향내 속으로
살 닳아 마음 닳아
졌는단 것가
돛단배두엇 해동갑하여
그 참 흰 나비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