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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 좋아- 조명섭의 노래에 빠지다

바다박원자 6 1280
사진은 유튜브 산나루 TV에서 캡처함

트로트가 좋아 - 조명섭의 노래에 빠지다

 
요즘 나는 KBS TV에서 특집으로 마련했던<노래가 좋아- 트로트 특집>에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던
22살짜리 조명섭이란 신예 가수의 노래에 푹 빠져 지낸다. 가곡 애창 운동하는 사람이라 대중가요에는 애써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그의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마약에 빠져드는 것처럼 그 묘한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100년에 한 번 탄생할까 말까 한 가수라고, 문화재급 목소리, 천상의 목소리라고. 조명섭이 부르면 그 어떤 곡도 명곡이 되어버린다. 어느 공연 무대든 전통가요 지킴이라는 말이 붙게 되고 관객들은 그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몸짓 하나에도 마치 사이비 교주에 휘말리듯 열광을 한다.

  오늘 새벽, 잠에서 깨어 습관적으로 스마트 폰을 들고 유튜브를 열었더니
<조명섭 가수의 애절한 노래! 슬픈 사연 그리고 붓춤>
이라는 화면이 흥미롭게 다가와 11분 21초 동안 그 영상을 감상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한다는 한 교포가 조명섭의 <고향만리>가 흐르자 능수능란하게 붓을 잡고 춤을 추듯이 일필휘지로 노랫말을 써 내려갔다.

그 노래의 배경은 2차 대전 때 남쪽나라 인도네시아에 강제징용으로 끌려와 버려진 조선인들의 피맺힌 심정을 담아 노래한 것이라 했다. 즉 일본의 패망으로 일본군들은 썰물처럼 빠져 일본으로 돌아가고 징용으로 끌려왔던 조선인들은 인도네시아에 남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처절하다 못해 절규에 가까운 마음을 담은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뜻 생각하기에 남쪽나라 십자성은 동화 속의 나라 정도로 생각했는데 인도네시아로 이렇게 깊은 사연이 담겨 있을 줄을

  <고향 만리- 유호 작시/ 박시춘 곡>

남쪽 나라 십자성은 어머님 얼굴
눈에 익은 너의 모습 꿈속에 보면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바닷가 저 편에
고향 산천 가는 길이 고향 산천 가는 길이
절로 보이네

날이 새면 만나겠지 돌아가는 배
지나간 날 피에 맺힌 꿈에 고향을
바다 위에 뿌리면서 나는 가리라
물레방아 돌고 도는 물레방아 돌고 도는
내 고향으로

보르네오 깊은 밤에 우는 저 새는
이역 땅에 홀로 남은 외로운 몸을
알아주어 우는 거냐 몰라 우느냐
기다리는 가슴 속엔 기다리는 가슴 속엔
고동이 운다.

  이 노래를 가사의 배경을 생각하고 깊이 음미하며 다시 듣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여 나는 새벽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에 근거를 둔 노랫말과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조명섭의 목소리, 불후의 명곡이 된 이 노래는 가곡이 아닌 대중가요 이름 하여 전통가요이다..

  조명섭이 <트로트가 좋아>에서 대상을 받은 수상 소감이 큰 회자가 되고 있다.

‘세상에는 부족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저이기도 합니다. 세상이란 무엇이냐 할 것 같으면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하나 돼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런 좋은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할 수 있으니까 힘든 겁니다. 세상에 못할 것은 없습니다. ’

-22살 (이 말을 할 당시는 21살) 청년이 그런 말을 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의 전통가요에 푹 빠져 자기 부모님이 태어나기도 전의 노래들을 부르며 새롭게 재조명하는 젊은 청년.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곡 애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애창 운동이 힘들고 어렵다고 가곡 부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우리말과 우리의 글로 된 우리 가곡은 누가 지켜줄까?
조명섭의 말처럼 할 수 있으니까 힘든 것이다. 힘든 것이니 보람이 있는 것이다.

KBS 전국 노래자랑처럼 공영방송에서 송해 씨 사회로
‘우리 가곡을 사랑하시는 전국에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 해외 근로자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한 주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금부터 <전국 가곡  자랑>을 시작하겠습니다.’
또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가요 무대>처럼 <가곡 무대>를 매주 방영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6 Comments
운영자 2020.02.06 20:34  
실로 오랜만에 자유게시판에서 반가운 분의 글을 접합니다.
공감이 가는 좋은 말씀입니다.
선생님처럼, 하기 힘든 일을 묵묵히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니 언젠가 그리될 것입니다.

조명섭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남인수, 현인, 고복수 등 노래마다 당시의 오리지널 가수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바다박원자 2020.02.06 22:49  
저도 오랜만에 언제봐도 반가운 운영자님의 글을 읽으니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네요.
앞으로 종종 올리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갈물 2020.03.15 11:59  
오랜만에 바다선생님 글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저 또한 요즘의 가요 부흥같이  가곡 부흥이  일어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바다박원자 2020.03.30 11:37  
오랜만에 로긴을 했습니다. 정말 우리 가곡으로 맺어진  아름다운 인연에 늘 감사드립니다. 언젠가는 우리 가곡도 그렇게 살항받는 날이 오리라 믿어봅니다.
장미숙 2020.03.20 13:54  
참 반가운 바다..선생님~~
노래를 들으며 저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오류가 있는 방송법 개정건이 속히 법안심의 선정 처리되어
아름다운 우리가곡도 어서 빨리 자주 방송되길 기다립니다~~
바다박원자 2020.03.30 11:38  
장미숙 시인님.
  이제야 보았넹ㅛ. 늘 소식이 궁금했는데 반가워요. 제 마음을 알아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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