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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정우동씨딸 12 1419
안녕하세요. 고인이 되신 정우동님 막내딸 입니다.
어떤말로 글을 시작해야 하는지 한참 망설여 집니다.

먼저 여기에 계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1월 24일 부친상에 바쁜 중에도 따듯한 조문과 부의를 베풀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무사히 장례를 치르고, 저희도 조금씩 평상심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마땅히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이오나 아직 경황이 없어, 우선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리니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병원에 계실 때부터 날마다 문병해 주시고 3일 내내 빈소를 지켜주시고 장지까지 동행해 주신 운영자님, 윤교생 지휘자님, 한은숙님, 성함은 잘 모르지만 여러 운영진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 사이트에 처음 들어와 봅니다. 메인 화면에 보이는 밝게 웃는 아빠의 사진을 보니 마음이 먹먹해 집니다.
옆에 있던 26개월의 저의 아들(아빠의 손자입니다)이 사진을 보며 "할지다~할지 이리 와. 빨리 와"하는데 정말 금방이라도 달려 오실것 같습니다.
손자가 "할지"말만해도 그리 좋아하셨는데...
어제는 큰언니 회사에서 인사발표가 있었습니다. 언니네 회사 최초로 여자 차장이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었다면 무척이나 좋아하셨을 텐데...
어찌 얼굴도 못보고 한마디 말도 못하고 기쁜 소식도 못듣고 그냥 가셨는지 너무 가슴이 아프고 후회만 밀려 옵니다.

이 사이트에 쓰여진 아빠에 대한 많은 분들의 말씀들을 읽어보며 전 참 우리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던 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이해는 커녕 관심조차 없었던 못난 딸이었습니다. 집에서는 그저 쓸데없이 과하게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그런 아빠의 모습이 보기 싫었습니다.
엄마가 응급실에 누워있어도 약속이 있어 나가 봐야 한다던 아빠,
평생 모아 온 전 재산이 날아가 버릴 판에도 허허 웃기만 하던 아빠, 집에서는 참 대접받지 못하던 아빠였습니다.
언제부턴가 무슨일이던 안되면 모두 다 아빠 탓이었습니다. 식구들의 그런 짜증을 큰 소리 없이 다 받아주시던 아빠였습니다.
지금 와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정말 죄송하고 후회가 되는 마음 뿐입니다.

매번 어디론가  바쁘게 다니는 아빠를 보녀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리 열심히 나가냐고 묻기만 하고 그 대답은 듣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를 들어와 보니 무엇이 아빠를 그토록 열심히 하게 만들었는지 알것 같습니다.
여기에 쓰여진 글들, 인터넷 상에서 찾아볼 수있는 동영상들을 처음 보면서 아빠의 즐겁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볼수 있었고
많은 분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도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여기 계신분들이 채워주신 듯합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평생 책읽기를 즐기며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레 써 내려 갔던 아빠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하나의 글을 쓸때도 몇번이나 자료를 찾아가며 확인해보고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며 완성했던 글들이 이 사이트에 고스란히 남아있네요.
여러분들이 아빠를 추모하며 만들어 주신 헌정곡(김관식 님)과 헌정시(임경희 님)를 보며 감사의 마음과 반성의 마음이 공존합니다.
딸들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많은 분들이 해주심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언젠가 자신의 글들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보는 것이 꿈이다 라던 아빠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너무 늦은 것 같기는 하지만 늦게라도 그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습니다.
막연하게 아빠의 글이나 동영상 자료를 모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여 여기 계신 분들께 염치없는 부탁드립니다.
책을 엮는 방법이나 이 글들이 묻히지 않는 방법을 알려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신경 써 주시고 함께 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빠와는 달리 글쓰는 재주가 없어 두서 없이 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며 여기 계시는 모든 불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2016년 1월 28일
정우동씨의 막내딸 정은주 올림
12 Comments
金寬植 2016.01.28 11:01  
유족분들께는 큰 위로를 표합니다.....고인의 글과 영상과 관련된 일은 운영자와 상의하시길 바랍니다....인터넷상에 여러곳에 게시된 고인의 글과 영상은 대부분 내용과 순서가 일치하지만 일단은 한곳에 모을수는 있겠네요.....다시한번 가신님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자 2016.01.28 11:13  
많은 분들이 아빠를 사랑하고 있으니 아빠는 외롭지 않으실겁니다.
아빠가 남기신 글과 사진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은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했던 많은 분들의 바램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조만간 마주 앉아서 얘기를 나눠보기로 해요.
아빠를 존경했고 이제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남겨진 가족들의 안녕을 빌 뿐입니다.
김정철 2016.01.28 11:43  
장례일정을 잘 마치셨다 하니 이제 고인께서도 영원한 안식을 누리실 것이며
유족들도 안정을 찾으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드립니다.

앞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일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유가족과 여러분들이 지혜를 모아서 추모사업이 잘 추진되기를 바랍니다.
임수철 2016.01.28 19:01  
가족분들의 상심이 가장 컸을 것입니다.
아주 극적인 음악처럼 떠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족분들과 내마노 회원을 비롯한 여러 지인들 마음에는 영원히 살아계실 것입니다.

저 역시 부모님과 형을 차례로 떠나보낸  후, 한동안 너무 힘이 들었는데,
꿋꿋하게 잘 사는 것이 고인들께서 원하는 것임을 시나브로 깨닫게 되면서
슬픔을 승화 시켰습니다.

유가족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luciana 2016.01.28 19:56  
계속 일이 있어서 문상도 못간 탓에 따님의 인사를 보니 밤늦게라도 갔어야했는데....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정우동 선배님은 제 가슴 속에 늘 남아있을 것입니다.
드물게 보는 학교 후배라고 늘 반겨주셨는데 제가 사람노릇을 못했습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남은 가족들 서로 위해주시고 행복하게 사시기를 빕니다.
음악친구♬ 2016.01.28 23:29  
내마노 연출 황인옥입니다.
따님의 글을 읽으며 또 눈물이 납니다.
저도 내내 선생님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않아 마음을 못잡겠습니다.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한 생각만 듭니다.
2002년 서울대공원에서 내마노 야외행사때 첨 선생님을 뵙고 그 뒤로 15년을...
너무나 많은 일들을 함께 했습니다.
잊혀졌던 추억이 자꾸 떠오릅니다.
선생님이 제게 전화 주실때는 " 황선생~잘 있었나~궁금해서 전화했다~요즘 뭐하노~내  마산갔다 왔다~부산갔다 왔다~대전 갈끼다~여기 갔다왔다~저기 갈끼다~...내가 뭐라 말씀드리면~ 그랬나? 허허~잘했다~괜찮다~그래그래~안다안다~..."
그런데 내가 선생님한테 전화 드릴때는 "어디 계세요~빨리 오세요~ 교정 봐주세요~티켓 넘버링해야돼요~..이거 해주세요~저거 해주세요~..."부탁 드릴때 뿐이었던거 같아요
고맙다는 생각보단 당연하다 여겼어요
너무 편해서 그랬나봐요
아니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그랬나봐요
공기처럼 있어도 있는줄 몰랐어요
근데 지금 그 공기가 빠져 나가서 숨쉬기도 힘드네요 ㅠㅠ
갑자가 이런법이 어딨냐며~원망도 돼고 ㅠㅠ
너무 속상하고 속상하고 또 많이많이 속상해서 눈물만 나와요
ㅠㅠ
저도 이런데 운영자님은 어떠실까 싶고 또 가족들은 더 어떠실까 싶어요
죄송해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혀지고 잊혀짐에 익숙해 지겠지만 지금은 선생님 많이 생각하고 싶어요
머문자리가 아름다운건 그 자리를 떠나야 알수 있는거 같아요
선생님 떠나시면서 너무나 확실하게 선생님 자리 알려주고 가신거 같아요
정은주님~
우리가 아빠를 많이 빼앗은거 같아요
하지만 아빠가 행복해 하셨다면 그 또한 행복한 추억일듯 싶어요
그리고 선생님은 참 훌륭한 따님을 두셨다는것을 따님 글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선생님 천국에서도 환하게 웃고 계실거예요
가족들 더욱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세라피나 2016.01.29 03:00  
전화 통화로, 큰 따님 이라고 하셨던  정미미님과 글을 올려주신 막내 따님 정은주님을 알게 되었네요
글을 따라  읽어내려가며  선생님께서 드러나지않게 많이 외로우셨겠구나.. 생각하다가  그래도  내마음의 노래는  정우동 선생님의
넓고 높은 날개를 활짝 펴실 수 있었던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공간이 아니셨을까.. 위안 해 봅니다.

이렇게 훌륭하고 예쁜 두 따님이 선생님 곁에 든든하게 있으셔서  선생님의 미소가 그렇게 맑고 환화셨나봅니다.
많이 슬프고  아픔 마음  잘 추스르시기를 바라고요. 따뚯한 위로의 말씀도 드리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선물처럼 써 내려 주셨던  보석같은 글들이  소중하게 모아져 
빛나는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기를  큰  마음모아 응원하겠습니다.

정우동선생님의 모든 가족분들!!  행복하십시오.
유열자 2016.01.29 09:53  
나의 친구 정우동을 그립니다.
나는 짜장이 아닌 우동이라 하며 이름으로 즐거워 하며 여러 사람들과의 벽을 스스로 허물어 버리시던 나의 친구 정우동.
마즈낙 가는길 배웅하러 달려갔단 영결식장.
가는곳마다 화합과 단결을 이끄시며 잔잔한 미소로 대하시던 모습을 떠올립니다
아름답고 귀하게 삶을 이어오신 그 발걸음.우리도 답습하며 가고자 합니다.
멀지않아 만나게 될 그날.
아버지처럼 따르던 고권혁민님. 전준선 작곡자님.만나서 이젠 슬슬 음악회 준비하세요.
하루가 천년같은 계산법으로 우리 모두 모이게 되겠지요.
슬픔을 당하신 정우동선생님의 가족분들게 하늘에서 내리는 위로가 임하시길 바랍니다.
정덕기 2016.01.31 08:11  
저는 한국작곡가회회장을 맡고 있는 정덕기입니다.
지난 주 일요일 예배를 마치고 우리 집사람과 같이 서울로 올라와 잠깐 빈소를 찾아 문상은 하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싱가폴로 출장이 있어 이제서야 이 글을 봅니다.
정우동선생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심성이 여리시고 글도 열심히 쓰시고 모르는 것이 없으신 선비같은 분이셨습니다.
따님께서는 인자한 어버지를 잃으셨겠지만 우리 가곡계에서는 큰 별을 잃었습니다.
지금도 웃고 계신 그 선한 얼굴이 떠오릅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정우동선생님 고맙습니다. 그저 그 말밖에 더 할말이 없습니다. 정우동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잘 계세요.......
정용철 2016.02.01 14:08  
본인은 글재주가 없다고 했으나
따님은 부전여전입니다.
선생님의 재주를 받아 글을 아주 맛있게 잘 쓰셨습니다.
집에선 못 난 아버지가 되어야
정 선생님 같이 남을 위해 모두를 위해 헌신할 수 있나도 생각됩니다.
가족들의 사랑에 넘치는 투정 속에서
정 선생님은 우리가곡보급에 큰 족적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모쪼록 심기를 굳게하시고
나머지 가족분들을 추스려주십시오.
다시 한 번 선생님의 영면을 빕니다.
장미숙 2016.02.01 15:59  
아버님께 일어난 비보를 접하고 얼마나 황당하시고 슬프셨을까요..
선생님의 영정사진 앞에 인사올리며 저희도 믿기지 않았으니까요..
정우동 선생님의 가족분들께 다시 위로를 드립니다..
조성재 2016.02.22 16:43  
참으로 오랜만에 이곳에 들어와서야 오늘 알았습니다.
정우동 선생님의 별세소식을...

늦었지만, 유가족 여러분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2007년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마노 서울 정기 음악회에 참석하면서 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저에게 네 번에 걸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어린이를 특별히 내마노 서울 가곡음악회 무대에 세울 수 있게 해 주신 일입니다.
성민희, 한승연, 김규연, 이규빈 네 어린이를 2007년도부터 2008년도 5월달까지 무대에서
동요를 부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분이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인연 이후 가곡음악회 행사장에 갈 때마다 늘 반갑게 맞이해 주시던 선생님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표현할 길 없습니다.
이제 가곡음악회 행사에 가면 누가 저를 선생님처럼 반겨주리요 !

저 역시나 2015년 11월 23일 새벽에 교통사고를 당해 한 동안 제 몸 추스리느라고 정신 없어서
이제야 소식 접하고 추모의 글 올림을 용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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