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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명칭을 고치시기 바랍니다.

정음 7 1881
안녕하세요?
창가를 왜 가곡이라고 하지요?
가곡과 창가는 노래라는 것은 같지만 형식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가요?
현행 교과서에 나온 노래들은 가곡이 아니고 창가입니다. 서양식 한국노래를 말합니다.
창가를 가곡이라는 말로 쓰면, 본래 가곡은 없어지고 맙니다.
남이 들어서서 힘으로 쫓아 내는 데 어디에 서 있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조상이 준 이름의 가곡을 지우고 있습니다. 남도 아닌 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은 가곡은 창가가 아니고 전통 가곡입니다.
제발 서양식 창가로 전통 가곡을 죽이지 말아 주세요. 조상이 만들어 준 문화를 후손이 죽이지 마세요.
가곡이라고 쓰며 활동을 많이 한 덕으로 갈 수록 번성함은 기쁜 일입니다.
번성하면서 원래 가곡을 쫓아내는 어리석음은 그만 두시기 바랍니다.

창가는 그네, 봄처녀, 그리운 금강산 등을 말합니다.
가곡은 초수대엽 이수대엽 삼수대엽 편수대엽 등을 말하고 남자 여자 부르는 노래가 구분됩니다.

가곡이라는 말 대신 창가를 쓰십시요. 창가도 우리 조상이 만들어 준 이름입니다.
외국인에게도 설명하기 좋을 것입니다. 아니면 다른 이름을 지어 쓰십시요.
거듭 부탁합니다. 조상이 물려 준 가곡을 죽이지 마십시요. 남도 아닌 내가 죽여서야 되겠습니까?
7 Comments
임수철 2015.12.17 12:25  
의견에 원론적으로 동감합니다.

  주장하신 바대로, 원래 가곡이라함은 일명 [만년장환지곡]이라고도 하는 전통 가곡을 일컫는 것이었습니다.
[청구영언], [고금가곡],[해동가요]가 바로 이러한 전통가곡의 노랫말집이었고요.

  그런데 서양음악이 들어오면서 우리 전통 가곡은 밀려나고, 홍난파의 [봉선화] 같은 서양식 형태의 노래가
마치 우리 가곡의 본래인 것처럼 주객이 전도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홍난파 스타일의 노래는 우리 가곡이라고 부르지 말고, 한국 가곡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이수인 선생님이 작곡하신 [내 맘의 강물]이나 [아빠의 얼굴]을 참 좋아합니다만,
사실 이러한 노래들은 한국 전통 음악과는 아주 거리가 먼 노래들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 대중들은 이제 전통 가곡 스타일의 노래는 거의 좋아하지 않습니다.
홍난파나 현제명 같은 서구 음악 중심적인 음악 사상을 가진 분들이 음악의 주도권을 잡는 바람에
한국의 음악계는 거의 서양 음악화되고 말았습니다.
  이게 현재 우리 음악계의 현실이기 때문에 이제는 전통 음악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고,
이왕 들어온 서양 음악을 어떻게 주체적으로 잘 토착화를 시키는가가 큰 과제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작곡가들은 우리 전통 음악을 자신의 창작 소재로 많이 활용을 해야
한국적인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세계의 음악과 소통할 수 있는 작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의 클래식 작곡가들도 사실은 자기네 나라의 전통 음악을 작곡의 소재로 많이 활용했었습니다.
쇼팽의 마주루카도, 리스트의 랩소디도 다 그렇게 해서 훌륭한 음악으로 탄생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현재, 작곡되고 있는 한국 가곡은 거의가 노랫말만 빼고 나면 서양 노래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한국 가곡의 토착화, 참으로 절박한 과제입니다.
鄭宇東 2015.12.18 07:27  
가곡의 명칭에 대한 글을 읽고

천상 천하의 삼라만상(三羅萬象)에는 그것의 바른 이름(正名)이 있고
그 명실(名實) 또한 상부(相付)하는 것이 이상적(理想的)입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기는 指鹿爲馬하는 거짓은 없어야 합니다.
정치가가 불의를 저지르고 정의를 행한다는 위선도 없어야 합니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하여 공자는 正名思想을 주장합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애롭고 아들은 아들답게 효성스러워야 하며 
- 이런 哲理는 父子관계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개념에 두루 미치는
것으로 -  이래야 정의와 평화의 사회가 구현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선생님들께서
우리의 전통 국악에서 가곡이 엄연히 있는 데도 거의 실상이 서양음악
인 것을 가곡으로 불러 전통가곡과 혼용하여 그 의의를 감삭하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에 공감을 가집니다.
그러나 콩크리트로 석질화된 그 이름을 바꾸기는 지난할 것입니다.
임수철선생님의 말마따나 우리 전통가곡의 뜻과 정신을 담아내어서
현행 가곡의 내용을 풍요롭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유롭의
선진 음악에서도 그런 사례가 허다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도 가능한 실례를 보았습니다.
봄이 되면 소담스럽고 향기롭게 하얗게 꽃 피우는 아카시아나무는
꿀을 채취하는 나무입니다. 민둥산에 사방공사나 조림수로 많이 심어졌던
이 아카시아는 광릉 국립수목원의 원장이었던 辛俊煥박사의
<다시, 나무를 보다 / 랜덤 하우스 코리아 刊>에서는 "아카시아"란 용어는
깡끄리 없고 새로 바뀐 "아까시"로만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양봉업계
에서도 아까시로 통일 되어 쓰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아까시
아로 가르치고 그렇게 알고 있는 교육실상이 안타깝습니다.
김균태 2015.12.20 02:46  
가곡이라는 명칭.... 저도 어릴적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던 것이었습니다..
가곡은 원래 우리나라 전통국악의 한 장르로서, 아직까지도 연주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임수철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우리가곡" 과 "한국가곡"으로 구분하자는 것 역시 별로
좋은 의견은 아닌 듯 합니다. 왜냐면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같은 말이니까요...
(예를 들어, 우리가 한국을 우리나라라고 하듯이...)
또한 서양인들 입장에서는 "우리가곡"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죠....
이 서양식 노래를 "예술가곡"이라고 칭하는 것도 문제이지요....
마치 전통가곡은 예술적이지 않다는 오해를 충분히 불러일으킬 용어이니까요
우리나라 전통가곡 역시 예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음악입니다.

"창가"라고 칭하라는 의견.....
개화기때 서양식 음율에 우리나라 가사를 얹어 부르는 노래를
창가라고 했기에, 그 어원만을 놓고 보면 서양식 노래를 창가라고 해야한다는
의견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긴 합니다만,
다만 어감 자체가 개화기때를 연상시킨다는 한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언어라는 것이 사회변화에 따라서 생겼다가 발전했다가 사라지기 마련인데,
"창가"라는 어휘가 현대사회에서 널리 쓰일 수 있는 단어인지 좀 애매할 것 같기도 하구요....

결론은
뭔가 아예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그 용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양음악 전문가들, 국악 전문가들, 그리고 국어/언어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오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할 아주 큰 과제라고 여겨집니다.
김균태 2015.12.20 02:55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이태리 가곡" "독일 가곡" "프랑스 가곡" 등등 "서양가곡" 이란 말도 결국 바뀌어야겠네요....
영어로는 art songs 또는 operatic songs라고 하니까
"가곡"이란 말은 붙일 수가 없겠네요....
임수철 2015.12.21 11:32  
김균태 선생님의 좋은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가곡에 대한 명칭과 관련된 저의 주장이 약간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
제가 주장하고자 한 것은, 현재 국악 장르에 속하는 기존의 가곡은 [전통가곡]이라고 부르고,
홍난파 이후 서양식 스타일로 작곡된(오늘날 통상적인 개념의 가곡) 가곡은 아직 한국적으로 완전히 토착화가
덜 된 가곡이라서  [우리 가곡]이라고하기에는 미완의 가곡이므로, 그냥 [한국가곡]이이라고 부르는 게 어떻겠느냐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가곡]은 그러니까 일반 명사적 개념이 아닌, 새로운 음악 장르적 개념이랄까요?
하지만, 어쨌든 저의 이러한 주장은 용어상의 혼란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일찌기 음악학자 이강숙 교수는, 기존의 전통가곡은 [진(眞)한국가곡]이라고 하고,
제가 주장했던 한국가곡은 [준(準)한국가곡]이라고 기술(記述)하신 바 있습니다.

아무튼 음악도 작게 보면 예능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문학으로 귀결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용어 선택이나 규정에 대해서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토론과 연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균태 2015.12.21 23:45  
다른 모든 분야들도 그렇겠지만

음악도 정말 논의해야할 요소들이 참 많은 것 같네요^^

전문가들과 일반인들 모두가 함께

음악에 관한 논의와 토론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정덕기 2015.12.26 21:39  
같은 단어로 여러가지 뜻을 나타내는 것들이 많지요.
비근한 예로 클래식이라함은 대중음악의 반대의 개념으로, 혹은 낭만음악 클래식음악 바로크음악 할때 음악사조의 개념으로,
소나타를 말할때도 악곡의 종류로도 음악형식의 종류로도 쓰이지요.
악극도 바그너의 Music Drama도 악극이라하고 홍도야 울지마라 와 같이 노래가 있는 마당극같은 것도 악극이라하더라구요. 
사실 우리는 그때 그때마다 문맥상으로 상황판단상으로  이미 무슨 뜻인지 다 알지요.
그러니 혼용하여 써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굳이 나눈다면 전통가곡, 예술가곡 정도로 나누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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