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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를 사랑하는 시인의 멋진 퍼포먼스

김형준 40 1659
섬 있으면 외롭지 않아.
그렇게 그 섬이 내게 말했다.
아니 차라리 혼자의 중얼거림이었다.

'언제부터 섬을 좋아하게 되셨어요?'
'어려서 부터'

바다가 있는 마을,
섬이 가까이 있는 그의 고향.
그렇다고 다들 그렇게 섬에 미치는 것은 아닌데
그분은 그렇게 완전히 섬에 늘 몰두해 있었다.

이젠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피카소가 있고 빈센트가 있으니 말이다.
한 시간 이상 이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게다가 멋진 김삿갓과 황진이의 이야기까지 곁들여서.

섬중독에서 빠져나오신 걸까.
뭐 하긴 그런 중독은 나쁜 것도 아닌데.
그저 싸모님께서 이해를 해주시기만 한다면.
섬에는, 고독한 섬에는 그의 팬이 많다.
사람 적은 섬에 가득 차 있는 그의 독자들.

'본인의 이름이 나오니
다들 집에 한 권씩 가지고 있지.
얼마나 좋은 독자들인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
자유스러운 분, 쾌활한 분, 상냥한 분
'그런 사람 싫어하는 이 있어요?
나와 보세요.'

우와, 여자들이 막 품에 안긴다. 노골적으로.
오해마세요, 그렇다고 다 이상한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젊은 여성들이 할아버지에게 그렇게 안기게 되는 이유는 뭘까.
아빠처럼, 삼촌처럼 느껴져서일까.
함께 3차 안가신다고 서운해했다.
어떤 여성은 뒤풀이 자리에서 옆에 못 앉게 되었다며
투덜투덜, 주절주절 마냥 푸념이다.
참 복도 많은 분이시다.
글쎄, 가끔은 두통도 생길지 모르겠다.

그토록 좋은 분이신가 보다.
모임의 분위기가 신사적이고 늘 부드러운 이유가
다 그분의 모습을 닮아서란다.
그분의 신사적이고 멋진 모습을 닮아서
그 모임의 성격이 정해졌다고 누군가 귀뜸한다.
그보다 더한 칭찬은 없을 것이다.

시인이라고 다 똑같은가.
성악가라고 다 똑같은가.
학자라고 다 똑같은가.

격이 다르다.
인격이 다르고,
품격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다.

오늘은 그분께서 모노드라마 형식의 퍼포먼스를 하시는 것을 보았다.
참 멋졌다.
길고 긴 대사를 어쩌면 그렇게 잘도 외우셔서 하는 걸까.

빈센트 (반 고흐),
압센트주,
씨엔,
<슬픔>
창년, 음질, 버림받음.... 사랑, 사랑 그리고 또 사랑....

그의 몸에선 늘 외로운 섬 냄새가 나는 듯 하다.
자상하고 열정적이면서도 내성적인 사람
그 사람은 오늘도 섬에 가는 걸 꿈꾸시는 걸까.
아님 피카소와의 만남을 가지시느라 늘 바쁘신 걸까.

섬을 사랑하는 이는 마음이 악할 수가 없다.
섬을 아끼는 이는 순수할 수 밖에 없다.
섬에 빠져버린 사람은 바다와 늘 사랑을 나누고 있다.
바다가 밀려가면 그이는 빨려들어가고,
바다가 밀려오면 그이는 가슴에 바다물을 한껏 껴안는다.

진실된 한 사람을 만났다.
그래도 또 모른다.
어떤 어둠이 있을지
어떤 그늘이 있을지
어떤 고통을 안고 있을지..

기대치는 늘 낮추어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전혀 거짓말 할 것 같지 않은 이가 거짓말쟁이로 판명되었을 때,
늘 믿음직스러울 것만 같은 이가 전혀 바위와 같지 않은 걸 알게 되었을 때,
다가오는 그 실망감과 배신감이 얼마나 컸던가!

작게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질투도 없고, 실망도 없고, 아픔도 없다.
'없다'는 것은 과장이며 거짓말일 것이다.
줄이자는 것이며, 좋은 관계를 오래토록 유지하기 위한 묘책인 게다.

섬이 내 몸을 파고 든다.
아픈 것이 아니라 그저 따스하게 느껴진다.

다음엔 어떤 퍼포먼스를 하실까.
궁금하다.
노래는 그다지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가 가진 '진실성' 그것 하나가 나를 감동시킨다.
설상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덜 진실하면 어떠리.
이젠 그런 일에 가능하면 신경을 덜 쓰든지 완전히 끄려고 노력해보아야겠다.

나쁜 면은 슬쩍 감추어주고
좋은 면은 늘 밝고 환한 빛으로 비추어 주고 싶다.
40 Comments
김형준 2007.01.01 18:49  
  님의 얼굴에 고독이 늘 자리잡고 있다.
오랫동안 원양어선을 탄 선장처럼
내 눈과, 마음과 영혼에도 고독이 깊이 배어 있다.
님과, 나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
이렇게 우리 셋이 하나가 되는 무대가 펼쳐지면 좋겠다.

님과 산책한 20분의 추억은 내 평생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감사드린다.
김형준 2007.01.02 13:05  
  시를 읊는 모습이 외로워 보였다.
왜 그리도 고독해 보이는 걸까.
차라리 사람들 많이 모이는 장터에 계시지
지지리도 외로움이 찌들어 있는 작은 섬을 가시나

집시는 집시일뿐 그 아무 것도 아니다
구속을 받기 싫어하는 이들은 다 집시 혼을 받았다.
가만히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기 싫어하는 마음
그것도 일종의 집시병이다.

집시는 노래 해야 한다,
집시는 춤을 춰야 한다.
춤 추고 노래하고, 늘 옮겨다니는 뿌리없는 혼들
허나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연결이 되는 것이다.

김형준 2007.01.02 13:32  
  아, 불타고 있다.
꺼질 줄 모르는 예술혼이
늦게 피어난 꽃은 좀 더 긴 생명력을 가진다.

활활 불사르고프다.
무당처럼, 광적인 춤사위로, 사제처럼
몸과 마음과 영혼과 세상과 우주가 하나 되어
새로운 예술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김형준 2007.01.02 14:05  
  나는 자유하다.
늘 자유하고 싶다.
자유인으로 영원히 살고 싶다.
구속하는 모든 끈을 놓아버리고 싶다.

둘은 좋다.
허나 하나가 더 좋을 때가 많다.
고독이 친구가 되면 어떠한가.
그저 새와 같이 훨훨 날아가고프다.

가고 싶은 데로
언제나
어디서나
새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싶다.

그러다간 다시 새로운 새로 태어나고 싶다.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꿈이 되는 자유로운 존재로.
김형준 2007.01.02 16:37  
  기생충이 되어서는 안된다.
나의 두 발로 우뚝 서서 세상을 내려다 보자.
아픔 속에 파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인생.
이젠 새해가 너를 이끌어 갈 것이다.

절망이 올 때 노래를 부르자
오히려 밝고 기쁜 노래를 큰 소리로.
수많은 질곡 속을 헤쳐나갈지라도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눈물을 보이지 말라.

내게 누군가 기댈 언덕 되어 달라 할 때
따스한 마음으로, 정겨운 눈길로 그를 안아 주자.
아픔이 치유되고, 용기가 생겨 그가 두 발로 설 때까지
그렇게 누군가에게, 그렇게 약한 자를 위해 벗이 되어 주자.
김형준 2007.01.02 16:39  
  천재를 사랑하는가
영웅을 흠모하는가
네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깨달으라.
그리고 세상을 향하여 크게 외치라, 사랑한다고.

시간의 꼬리를 붙잡고 울부짖지 말라.
차라리 시간의 등에 타고 멋진 여행을 하라.
늘 희망과 꿈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먼 여행을 떠나라.
그대만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기적적인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김형준 2007.01.02 17:38  
  아름다운 사람과 사귀면 더욱 아름다와 진다.
훌륭한 사람과 사귀면 보다 훌륭해진다.

새로이 만난 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또한 그분의 삶에 근접한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열정을 가지고 배우고 노력하고 싶다.

나를 생각하면 님도 기쁘실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닮아가고 사랑하려고 애쓰는 이가 있다는 걸 아시고....
이종균 2007.01.02 18:39  
  바다에 오는 이유
              이 생 진

누구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몇 점의 가구와
한 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있고 싶어서 왔다

산에 가는 이유도 그런 것 일까요?...
김형준 2007.01.02 19:16  
  이선생님,
산이 좋아서 산에 가시겠지요.
이생진선생님은 섬이 좋아서 섬에 가시겠지요.

산도 섬도 고독을 요구하지만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과 따스한 자연이 함께 하는 한
그것은 가을 풍성한 추수하는 농부의 고독이겠지요.

바로 맞추셨습니다.
이생진선생님께서 Vincent를 위한 퍼포먼스를 하셨지요.
팔순에 가까운 분이 그 긴 시를 외워 모노드라마를 하시면서요.
제게는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저는 Don Mclean이 부른 'Vincent'를
듣고 있습니다. 여러 번 들었더니 노래말이 자연스레
일부 외워졌습니다. 이생진선생님의 시도 서서이 외워가야
하겠지요. 그러다보면 언젠가 제가 그분처럼
시와 노래, 그리고 춤으로 빈센트 반 고흐를 회상하며
많은 이들과 나누겠지요.
끝내는 자신의 목숨을 끊은 아름다운 천재 화가의 삶과
섬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시인 이생진님의 삶과
무언가 세상에 남기고자 최선을 다해 사는 저의 삶을 하나로
묶어 남김없이 주고 가야겠지요.
김형준 2007.01.02 23:59  
  이곳은 내가 찾는 섬이다.
그가 가는 섬들에는 내가 갈 수 없다.
허나 나는 나의 섬에 들어온다.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

나의 섬에는 아름다운 가곡들이 있다.
가곡들은 내게 너무도 멋진 시들을 선사한다.
노래는 그저 듣고 부르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다.
내게 시를 음미하고 생각하고 배우고 가르치라고 준다.

나는 나의 섬이 좋다.
그는 그의 섬을 좋아할 것이다.
나는 나의 섬에서 놀다가,
그는 그의 섬에서 쉬다가,
월말이 되면 어김없이 한 자리에서 놀게 될 것이다.

그것이 더 좋다.
같은 섬을 너무 더불어 다니다간 서로 싫증을 낼지 모른다.
그것도 너무 쉽게.

천천히 섬에서 나오자.
외로움이 가득 찼을 때만 나오자.
외로움을 쌓아 나가자.
그러다가 도저히 혼자 있음이 참을 수 없을 때 만나도록 하자.
김형준 2007.01.03 02:24  
  과연 우리의 two-some 드라마는 가능한 것일까.
글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
하면 잘 할 것이고, 아니 하면 그분이 하는 것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분은 그것을 한 번만 하고 그치기 위해 준비하지 않으셨다.
뭐 딱 한 번만 해도 상관은 없다.
나는 이미 보았고, 언젠가 어디에선가 혼자서 하게 될 것이다.
그가 완전히 섬에 갇히기 전에 하고 싶고, 그 앞에서 보여드리고 싶다.

왔다가 가는 인생 속에서 아낌없이 모든 걸 불사르고 가고 싶다.
내 속에 있는 모든 예술혼을 동원해서 새로운 예술을 만들고 싶다.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는 걸까. 세상은 그걸을 궁금히 여길 것인가.
창조를 위해 쓰러지고 또 쓰러지다가 다시 시작하고 또 다시 시작한다.
김형준 2007.01.03 18:00  
  그는 하루에 시를 한 편씩 쓴다.
하루에 한 편, 일년이면 365편.
짭짤한 문학적 수입이다.

나도 매일 시를 써야겠다. 수필도 쓰고, 소설도 쓰고, 드라마도 쓰고.
쓰고, 쓰고 또 쓰다보면 길이 환히 보일 날이 있을 것이다.
김형준 2007.01.04 00:01  
  정열적인 여인 토스카를 사랑하고,
쫓기는 친구에 대한 우정으로 인해,
결국 죽을 수 밖에 없던 너 카바라도시여!

너의 그림을 보며, 너의 사랑을 보며,
너의 멋진 우정을 보며, '별은 빛나건만'을 들으며
보다 멋지고, 보다 진실되고, 보다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리라.

네가 죽기 바로 전에 미칠 듯이 부르고 간 그 노래,
E Luce Van le Stelle를...
내가 네가 되어, 네가 내가 되어
우리 하나 되어 함께 세상을 향해 미칠 듯이 노래하자꾸나.
김형준 2007.01.04 10:28  
  파바로티는 내게 말했다.
"네가 가진 발성의 문제를 먼저 고치라고"
내가 그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그렇게 할게요."

내가 가진 큰 문제가 한, 두 개가 있다.
나의 선생님께서 요즘 늘 지적하시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감정은 풍부하고, 호흡도 긴데 발성이 문제이다.
올해에는 그런 문제들 다 해결하고 비상하고 싶다.

노래를 해달라는 데 있으면
어디든지 거절하지 않고 가서 불러줄 예정이다.
그래야 어떤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가 알고
다시 그 문제들을 고쳐나갈 것이다.

대가가 어찌 쉽게 탄생하겠는가.
해보고, 틀리고, 또 해보고 틀리고,
부끄럽기도 하겠지만 끊임없이 그런 과정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소리의 대가가 되고 싶다.
김형준 2007.01.04 10:34  
  누군가가 멋지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사랑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노래와 사랑, 사랑과 노래
이 둘의 상관 관계는 무엇일까.

그래서인가.
가수들이 노래하는 모습에 반해
수많은 이들이 그들의 열광적인 팬이 되어버린다.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모습에 반하지 않는 이는 정서가 메마른 것이다.

차갑게 된 마음에도
뜨거운 노래가 들어오면 변화가 일어난다.
아프고 힘든 감옥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의 음악이 울려 퍼지면 생동감이 생겨난다.

김형준 2007.01.04 11:10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 사람이 가진 좋은 면들을 보면서 그렇게 되고 싶어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의미가 있는 인생의 목적이 아닐까.

사회를 위해서 여러 모로 봉사해온 사람들을 보고
그들과 같이 다른 이들을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는 맘을 먹는다면
얼마나 좋은 것인가.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괴테나 T.S. Eliot와 같은 훌륭한 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그들과 같은, 아니 그들 보다 더욱 훌륭한 시들을 써서
인류에게 보다 많은 영감을 주고, 보다 많은 희망을 주겠다고 맘 먹고
열심히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닮고 싶은 얼굴이 있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일이다.
아직 없으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누군가 멋진 사람을 닮아가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역사상 귀감이 되는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 누구도 상관이 없다.
김형준 2007.01.05 16:27  
  "빈센트 반 고흐에서 피카소까지"

드디어 전시회에 다녀 왔다. 피카소는 꽤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고흐는 단 세 점 있었다. 은근히 실망스런 맘이 일기는 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다. 도서관에 가서
고흐의 그림들이 들어있는 책들을 펼쳐보았다. 노랑과 녹색이
강한 포인트가 되어 있는 고흐의 독득한 색채의 조화가 나를 얼른
잡아 끈다.

전시회에서 느꼈다. 피카소보다 고흐가 나의 마음을 더 끌고
있다는 사실을. 왜 그랬을까. 비극적인 운명의 사나이 라서 그랬나.
나와 운명이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여하간 이렇게
해서 나는 미술 작품들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감상하고 나누게 될 것 같다.

비록 많지 않은 작품들이지만 여러 번 보고 생각할 목적으로
전시관에 들어갔었다. 허나 보는 이들이 많은 데다가 앉아서 쉴
만한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마음이 혼란스럽고
피곤했다. 결국은 고흐의 작품들만 얼른 한 번 더 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한 번 본 뒤에는 좀 쉬었다가 봐야한다. 나는 허리에
문제가 있어서 특히 쉬는 것이 필요하다. 3월 말까지 전시되는
걸로 아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조용한 시간에 다시 가보고 싶다.
3월에 학교들이 개학한 시간에 가봐야 겠다. 아이들이 방학 숙제도
하고 가족들과 나들이 할 겸해서 많이 들어와 있었다. 어릴 적부터
그렇게 문화와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매우 장려할 만한
일이며, 내게도 아이들의 생동감있는 모습이 즐겁게 느껴졌다.

김형준 2007.01.05 22:17  
  도서관에 있는 피카소와 빈센트의 그림 모음집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갈증을 상당히 해소해 주었다.
시간을 나중에 다시 내어서 작품들을 좀 더 자세히
보고, 또 설명들을 읽어야겠다.

피카소는 다면적인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는 듯하고,
빈센트는 하나의 일관적인 작품 세계를 이루었던 듯 싶다.
피카소는 장수하였고, 빈센트는 37세에 이 세상을 떴다.
빈센트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작품들이 보다 다양성을 띠었을까.
궁금하다.

두 사람 다 연구를 깊이 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오늘은 참으로 축복을 받은 날이다.
미술을 공부하려고 도서관에서 미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았으니 말이다.

음악, 미술, 문학,
언어, 철학, 역사......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힘든 인생의 여정이긴 하지만
학자에게 그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에 있을까.
그저 감사할 뿐이다.
김형준 2007.01.05 23:24  
  우리의 위대한 시인 김소월(/정식)도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젊은 날(32세)에 벼랑끝으로 몰았을까.
그가 간지 오래 되어도 그의 시는, 그의 노래는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

고흐의 작품들도 늘 내 곁에, 아니 내 마음 속 깊이 뿌리 박고
내가 나의 예술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큰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김형준 2007.01.06 02:54  
  만일 고갱이 못 버티고 도망쳤을 때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고흐는 뭐라고 했을까?

'너도 고갱처럼 갈래?'

매우 진진한 눈길로 그 질문을 했을 것이다.
나는 아주 자연스레 말했을 것이다.

'아니, 안 갈 거야.
 그러니까 네 귀 자르지마.
 난 네가 아픈 것이 싫어.'

그랬으면 고흐는 귀를 자르지 않았을까.
미치지 않았을까.
총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지 않았을까.
그리고 내 초상화도 하나 그려 주었을까.

간 지 오랜 사람인데,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사람인에
어쩐지 오랫동안 사귀어 왔던 가장 친한 친구처럼 느껴진다.
김형준 2007.01.06 11:03  
  빈센트의 목사의 아들이었다. 목사의 손자였다.
전도자가 되길 꿈꾸던 그가 우여곡절 끝에 화가가 되었다.
8년간 화가로 일하고 갔다. 홀로 외로이. 울어줄 연인 하나 없는 채로.

그가 목사가 되었으면, 선교사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삶이 조금은 덜 외로웠을까. 보다 의미가 있는 생이 되었을까.
그가 부자였다면 어땠을까,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고 소위 행복했다면.
그랬어도 그의 불후의 명작들이 탄생했을까.

왜 예술은 그렇게 가난하고 슬프고 아프고 고독해야 만들어지는가.
편하고 기쁘고 행복하고 웃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편안한 가운데에서도
좋은 예술이 탄생될 수는 없는 걸까.

왜 화가는, 음악가는, 문학가는, 도예가는, 아니 예술가들은 대부분
그리도 가난하고 아프고 힘들게 사는 걸까. 그것이 인생일까.
김형준 2007.01.06 13:18  
  빈센크가 거저 빈센트가 된 것이 아니다.
창녀에게 귀를 잘라 선물로 줄 정도의 광기가 있었다. 열정이 있었다.
짧은 시간 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할 정도의 독기가 있었다. 독종이었다.

무언가를 잘 하고 싶다고 외치는 자여 들으라
빈센트의 소리를 들으라

'너도 귀를 자르고, 코를 자르고, 입술을 벨 끼가 있느냐.
죽을 것을 각오하고, 아니 죽을 수 있는냐, 네가 사랑하는 것을 위해.'

그저 밋밋한 마음으로 '저것 좀 잘 해 보았으면!'하고 아무리
한탄하고 부러워해봐야 그것은 쉽게 찾아 들지 않는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폭우를 맞으며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알프스를 낑낑 때며 정상까지 기어 오르며
끝없는 바다 위에서 가도 가도 잡히지 않는 수평선까지 헤엄칠

각오, 그 자세로 임할 때에만 비로소 대가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김형준 2007.01.06 13:31  
  나는 그가 빈센트가 되기를 원하는 것을 안다.
백석이 되기를 원하는 것을 안다.
피카소가 되고, 김삿갓이 되고, 황진이의 스승이 되기를 원하시겠지.

누군가 닮고 싶고, 무언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이는 젊은이다.
젊은 자는 꿈을 먹고 살고, 늙은 자는 추억을 먹고 산다지 않는가.
꿈을 꾸는 그는 늙은이가 아닌 영원히 푸르른 상록수이다.
내가 닮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영혼이다.
김형준 2007.01.06 13:46  
  나는 내게 주신 작은 섬에서 살고 있다.
그대는 어디에서 사시나.
인간은 모두 섬에서 사는 섬 사람들이다.

대륙이라는 말도, 육지라는 말도 다 시각의 차이일 뿐이다.
육지는 바다와 바다 사이에 있지 아니한가.
크기에 따라 인간이 규정을 해 놓은 것일뿐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다사다난한 것은 큰 섬이 좋다.
아니 인구가 많은 섬이 좋다. 크던 작든.
명상을 하려거든 작은 섬에 올라라. 배로, 헤엄쳐서, 상상으로.

섬에서 사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른다.
다들 육지 사람들이라고 한다.
허나 모두가 섬사람들이다.
자기 마음이라는 작은 섬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섬사람들.
김형준 2007.01.06 13:50  
  빈센트, 나와 압센트주 한 잔 할까.
그 술은 40도나 된다면서.
난 술을 잘 할 줄 몰라. 그렇지만 자네하고라면 한 잔 하고 싶어.

그림 이젠 좀 쉬면 안 되나.
자꾸 그렇게 그림만 그리니까 더 외로워지지.
자네를 잘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들과도 좀 어울려봐.
그래 그게 그리 쉽지 않지.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래도 밖에 나가봐. 신에게 다시 의지해봐.
자네 온 몸과 마음, 그리고 시간과 생명을 다 드리려고 하지 않았나.
신이 원망스러운가. 평범한 삶을 기쁨을 행복을 주시지 않으셨다고.

빈센트,
하지만 자네가 죽은 지 오래된 지금도
자네를 노래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세계 방방곡곡에 있는 자네의 팬들을 생각해봐.

물론 살아 있을 때 그리 인정받고 편히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그럼 서울 어느 구석에 사는 내가 자넬 그리워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겠지. 삶은 그렇게 불공평한 거야.
김형준 2007.01.06 14:35  
  빈센트는 고향이 네덜란드의 어느 곳이다.
나는 고향이 대한민국이다.

예술에는 고향이 없다. 아니 있다.
그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고향이다.
자연이 고향이다. 사람 사는 모든 형태가 고향이다.

고향은 그것이 태어난 곳,
예술은 그것이 만들어진 바로 그곳이 고향이다.
인정을 받든 받지 아니하든 그 예술은 태어난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
인간도 태어난 것이 가치가 있듯이다.
허나 인간들이 하는 행위들은 모두 다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행위들에는 각자 다른 가치가 매겨지는 법이다.
김형준 2007.01.06 22:55  
  예술은 사탕발림이 아니다. 그저 껍데기만 그럴싸하게 꾸미는 것은
잠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전략일진는 모른다.
허나 오래 남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예술적 성과를 남기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하고 깊이 있는 훈련을 예술가 스스로 수행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진정한 실력이 아닌 기교만 가지고 사람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려는 이는
짧은 시간은 성공해서 편안한 생활을 할지 모르나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예는 역사상에서 무수히 많이 나와 있다.
김형준 2007.01.07 23:13  
  오늘 나는 우연히 노란색을 어느 단체의 상징에서 보았다.
다름아닌 도산안창호선생님이 만드신 흥사단의 상징마크에
진한 노랑색이 빨강과 파랑과 더불어 있었다.

그 어두운 시대 상황에서도 무언가 밝은 미래적 기운을
상징하고 싶어서였을까. 시간을 훨씬 앞서 간 것만 같은
느낌을 나는 얼른 느꼈다. 참 멋진 마크였다. 파란색
중앙에 하얀 원이 있었고, 그 속에는 날개를 활짝 펼친
기러기가 그려져 있었다. 나는 그렇게 안창호선생님의
마음 속에 새겨져 있던 간절한 희망을 살짝 엿보았다.
그분의 꿈대로 우리 사회는 현재 '빨강, 노랑, 파랑'의
아름다운 색들이 어우러져 있는 시간으로 접어들어 가고있다.
안선생님이 꿈꾸었던 그런 멋진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김형준 2007.01.08 19:47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쓰는 성실한 사람, 부지런한 사람,
황금찬시인과 이생진시인은 연세가 높으심에도 불구하고
늘 다작을 하시는 분들이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연세가 그 정도 되셨으면
이젠 그만 쓸 때도 되지 않았으냐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거의 고갈될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까.

나는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예술가는 죽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보인다. 혹 나이가 들어서 약간 덜 질적인 작품이
나오면 또 어떤가. 그래도 아름다운 예술작품들 아닌가.

내게 좀 더 부지런하라고 이분들은 말없이 격려해주시고
모범을 보여주시고 계신다. 더욱 분발해야겠다.
김형준 2007.01.09 01:30  
  왜 빈센트는 고갱과의 공동체 생활을 원했을까. 고갱을 그토록 좋아했을까.
아니면 예술적 영감을 주고 받기 위한 하나의 실험이었을까. 고갱이 함께
함을 거부하고 자신의 길로 훌훌 떠났을 때 빈센트는 거의 미치광이 처럼
잠시 굴었던 것 같다.

미치광이,
서양 화가들 중 예수의 12제자를 그릴 때 모델로 광인(狂人)들을 쓰곤
했다고 누군가에게서 들은 기억이 있다. 그렇다. 무언가를 깊이 추구하다 보면
거의 미치지 않고는 대가의 깊이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가가 되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오늘도 하루를 마치고 쉬고 있거나 아직도 잠 못 들고
끊임없이 애쓰고 노력하는 나의 예술과 학문의 동지들과 이 글을 나누고 싶다.
김형준 2007.01.10 01:21  
  오늘 아침 우편함을 열어 보니 황진이에 대한 전기와도 같은
연작 시집인 '그 사람 내게로 오네'가 들어 있었다.
그 시들을 지으신 이생진선생님께서 보내 오신 것이다.
감사함 보다는 미안함이 먼저 들었다.

'무언가 선생님을 위해서 해드려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든다. 열심히 이 책 속에 있는 시들을 읽고 또 읽을
예정이다. 작가는 자신의 글을 인정해 주고 항상 이해해 주는
독자들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것이 그들로 하여금
더욱 더 열심히 좋은 글을 쓰실 수 있도록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

이생진선생님은 정말로 부지런하게 글을 쓰시는 분이시다.
이미 거의 30권에 달하는 아니면 그 이상의 시집을 내셨다.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시집이다. 이 시들과 또 다른 제주도에 관한 시들을 쓰신
것으로 인해 제주도로부터 명예도민증까지 받으셨다.
또한 이분의 시집에는 시인 김삿갓(병연)에 대한 것인
'김삿갓, 시인아 바람아'가 있다. 서점에 가서 이 책을 구해서
열심히 읽었다. 한 번 읽은 것 가지고서는 충분히 이해를
하기 힘들 것 같다. 여러 번 숙독을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

이생진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김형준 2007.01.10 13:57  
  빈센트의 작품들은 음악적 향기를 품고 있다.
그러한 음악적인 면을 이해하는 것은 감상자들의 몫이다.
물론 그런 면을 먼저 깊이 잘 깨닫고 해설을 해 줄 수 있는
훌륭한 가이드를 만나는 것은 행운 내지는 축복이다.

예술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서로 통하는 점이 매우 많다.
그러한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다.
김형준 2007.01.11 03:30  
  빈센트,
당신의 영혼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이승보다는 더 나은 곳에 있기를 바래.
그곳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는걸까. 그곳에서는 덜 외롭고,
덜 아프고, 덜 괴롭기를 바래. 그래도 좋은 작품들을 남기려면 남들과는
좀 다른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겠지. 당신이 지금 사는 곳에서도 그림을
그릴 수가 있는지 몰라. 이승에선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사람들이 인정을
해 주지 않았는데 그곳에서는 모두 다 아끼고 사랑해주길 바래.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에는 때론 당신 생각을 하고 싶어.
8년간 작품 생활을 하고 간 그대,
나도 그렇게 불꽃 같이 살고 싶어. 당신을 그리며, 세상을 아끼며....
김형준 2007.01.11 03:54  
  새로운 한 해가 선물을 내 품에 안겼다.
겨울 속에서 봄의 씨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걸 깨닫게 했다.

그 씨가 파란 싹의 아이를 배고 있고,
그 싹은 또 나무로, 꽃으로 화려한 변신을 위한 기획을 세심히 한다.

향기와, 색과, 모양과, 조화의 파노라마가 펼쳐진 뒤
파아란 바다와 파아란 산과 들이 하나가 되어 춤추며 노래한다.

죽기 전에 나무들은 무거워 진다.
곡식과 열매들을 땅에 쏟아 놓을 것이다.

땅의 자식들이 먹을 것들을 어머니 대지가 주시는 것이다.
연어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가시고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은 무언가를 낳으면 죽음과 키스를 하게 된다.
새로이 부활을 거듭할지라도 삶은 죽음으로, 죽음은 삶과 이어져 있다.

수많은 활동을 왕성이 한 뒤에는
만물이 반드시 휴식기를 거치게 된다.

겨울은 그래서 우리에게 쉼을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또 다시 그 겨울 속에는 봄과 여름과 가을이 모두 공존하고 있다.
김형준 2007.01.12 02:31  
  별빛이 흐르는 밤 속으로 파묻혀 보라.
온통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 당신의 사랑 속에도 별.
별천지에서 있어본 적이 있는가.
현실에서가 아니라면 꿈 속에서라도
별을 보러가자. 깊은 산 속에.
시골에 갈 수 없으면 도시에서라도 보라.
깊은 밤중, 인공의 빛이 대부분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라.
맑고 푸른 밤 하늘을 쳐다보라.
보이는가.
더욱 더 소중한 도시의 별들을 어서 맘의 광주리에 담아두라.
다시 새벽에 깰 수 없을 때에
맘 속에 담아둔 별을 하나씩 꺼내어 맑은 물로 닦아나가라.
김형준 2007.01.12 14:06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라.
진심으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보고 싶다고 칭얼거리지 말라.
깊은 외로움의 고통이 무언지도 모르면서.

아픔이 파도처럼 몰아쳐 와도 혼자 참아보라.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남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리라.
김형준 2007.01.13 10:15  
  빈센트 37세, 랭보 38세, 분덜리히 37세, 모짜르트 34세,
김소월 34세.........

오래 산다고 훌륭한 예술적 업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정과 하늘이 주신 재능과 호기심 그리고 창의성, 창의성 & 창의성,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재료들이 부족하여 제대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힘든데도
그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것들을 계속 만들어나갔다.
그렇게 해서 Starry Night이 탄생한 것이다.
김형준 2007.01.14 19:20  
  빈센트가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은 뒤 아는 이와 더불어 카페에 들어갔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였다.
즐겁게 대화를 나눈 뒤에 문을 열고 나오는 데
눈에 익은 듯한 그림이 걸려 있었다.
빈센트의 작품이었다.
물론 모조품이었지만 그가 사랑했던 노란색이 잔득 들어있었다.

'해바라기 그린 사람아니에요?'

하고 동행인이 물어왔다.

'네, 맞아요!'

누군가가 그렇게 빈센트를 알아봐주는 것이 왜 내게 기쁨이 되었을까.
그렇게 오늘도 빈센트와 작고 소박한 만남이 이어졌다.
김형준 2007.01.14 22:38  
  사랑은 그다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랑한다고 다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삶을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보내주어야 하는 사랑들이 올 때가 있다.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차라리 편한 것이다.
아무런 내색을 할 수도 없고,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는 그런 사랑,
그래도 사랑은 우리에게 자꾸만 자신을 알아달라고 사랑스런 미소를 띠운다.
김형준 2007.01.15 12:09  
  시간이 긴 것이 문제가 아니다.
집중할 수 있는 힘, 열정을 모두 다 쏟아부을 수 있는 마음 자세
이것이 대가를 만드는 힘이다.
물론 일, 이년 사이에 대가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허나 열정과 사랑 그리고 몰입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대가가 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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