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의 티를 남기며...
모처럼 일찍 퇴근해볼까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지금 떠나세요?' 요들님의 목소리
'???'
'KBS신작가곡의 밤에 가신다면서요'
'오늘이 그날이에요?'
이런 멍청한 대답이라니...
적극적인 요들님 덕에 초대권이 생기면 같이 가기로 해놓고 까맣게 잊은 것이다.
부리나케 일을 접을 찰나에 하필 수정해야 할 일이 생겨 컴을 다시 켜 급하게 작업을 하다 아뿔싸 파일 하나 날려버리고 좀 빠듯하게 길을 나섰다.
5호선 개찰구 단말기는 낯설어서 카드를 잘못 댔는지 붉은 간막이가
덜컥 가로막는다. 그 완강함에 맛보는 이상한 좌절감...
누가 볼쌔라 얼른 다시 대자 그제야 그 무시무시한 붉은 팔뚝이 거두어진다.
전철이 한강물 아래를 지난다고 생각하자 이상한 초조감과 스릴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요들님이 알려준 대로 여의도공원 쪽 출구로 나오니 거대한 빌딩군 사이의 넓은 도로가엔 포장마차가 즐비하고 수많은 직장인들의 퇴근 행렬이 도도한 물결처럼 밀려오는데 순간 어디가 어딘지 내 방향감각은 도무지 작동할 줄을 모른다.
시간은 점점 가고 왜 그리 덥기는 더운지...
초행길도 아닌데 물어물어 도착한 kbs홀 별관 앞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니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온다.
'신작가곡의 밤'을 나는 그렇게 숨가쁘게 만났다.
음악회장에 들어서면 언제나 맛보는 가벼운 흥분과 설레임도 뜻밖에 여기 저기 보이는 반가운 얼굴들도 방금 전에 겪었던 부산함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가곡을 그것도 멋진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추어 듣는 일은 언제나 내 오감을 촉촉이 적셔주어 마침내 강물이 흐르듯 또는 하늘을 나는 듯 도도한 감흥에 빠지게 한다.
사회를 보는 두 분 아나운서의 멘트는 '내마노'의 소리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 같아 고개를 계속 주억거리게 하고 휴식시간에는 이해인 수녀님의 인터뷰도 있었는데 휴식시간 이어서인지 장내가 소란한 것이 좀 안타까웠다.
음악회가 끝나고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이해인 수녀님에게 싸인을 받고 있었다. 문득 수녀님의 글이 게재된 샘터가 가방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그 앞으로 달려갔다.
'수녀님 저는 여기다 해주세요'
수녀님의 글이 있는 페이지가 그 순간 왜 그렇게 찾아지지가 않던지...
내 인생에 최초로 싸인이란 걸 받아본 순간이었다.
로비에서 나를 안아주시던 오숙자 교수님의 바디 싸인과 더불어 그날 나는
멋진 분들의 멋진 싸인을 두 번이나 받아 무척 행복했는데 그만 요들님을 그 먼 전철역까지 혼자 걸어가게 하는 무례를 범했으니 옥의 티는 항상 생기는 모양이다.
(집이 먼 관계로 유랑인의 차에 동승하다보니 죄송해요 요들님!!)
'지금 떠나세요?' 요들님의 목소리
'???'
'KBS신작가곡의 밤에 가신다면서요'
'오늘이 그날이에요?'
이런 멍청한 대답이라니...
적극적인 요들님 덕에 초대권이 생기면 같이 가기로 해놓고 까맣게 잊은 것이다.
부리나케 일을 접을 찰나에 하필 수정해야 할 일이 생겨 컴을 다시 켜 급하게 작업을 하다 아뿔싸 파일 하나 날려버리고 좀 빠듯하게 길을 나섰다.
5호선 개찰구 단말기는 낯설어서 카드를 잘못 댔는지 붉은 간막이가
덜컥 가로막는다. 그 완강함에 맛보는 이상한 좌절감...
누가 볼쌔라 얼른 다시 대자 그제야 그 무시무시한 붉은 팔뚝이 거두어진다.
전철이 한강물 아래를 지난다고 생각하자 이상한 초조감과 스릴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요들님이 알려준 대로 여의도공원 쪽 출구로 나오니 거대한 빌딩군 사이의 넓은 도로가엔 포장마차가 즐비하고 수많은 직장인들의 퇴근 행렬이 도도한 물결처럼 밀려오는데 순간 어디가 어딘지 내 방향감각은 도무지 작동할 줄을 모른다.
시간은 점점 가고 왜 그리 덥기는 더운지...
초행길도 아닌데 물어물어 도착한 kbs홀 별관 앞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니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온다.
'신작가곡의 밤'을 나는 그렇게 숨가쁘게 만났다.
음악회장에 들어서면 언제나 맛보는 가벼운 흥분과 설레임도 뜻밖에 여기 저기 보이는 반가운 얼굴들도 방금 전에 겪었던 부산함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가곡을 그것도 멋진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추어 듣는 일은 언제나 내 오감을 촉촉이 적셔주어 마침내 강물이 흐르듯 또는 하늘을 나는 듯 도도한 감흥에 빠지게 한다.
사회를 보는 두 분 아나운서의 멘트는 '내마노'의 소리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 같아 고개를 계속 주억거리게 하고 휴식시간에는 이해인 수녀님의 인터뷰도 있었는데 휴식시간 이어서인지 장내가 소란한 것이 좀 안타까웠다.
음악회가 끝나고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이해인 수녀님에게 싸인을 받고 있었다. 문득 수녀님의 글이 게재된 샘터가 가방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그 앞으로 달려갔다.
'수녀님 저는 여기다 해주세요'
수녀님의 글이 있는 페이지가 그 순간 왜 그렇게 찾아지지가 않던지...
내 인생에 최초로 싸인이란 걸 받아본 순간이었다.
로비에서 나를 안아주시던 오숙자 교수님의 바디 싸인과 더불어 그날 나는
멋진 분들의 멋진 싸인을 두 번이나 받아 무척 행복했는데 그만 요들님을 그 먼 전철역까지 혼자 걸어가게 하는 무례를 범했으니 옥의 티는 항상 생기는 모양이다.
(집이 먼 관계로 유랑인의 차에 동승하다보니 죄송해요 요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