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유
짧은 여유
- 장미숙초원
소나기가 오려나
갑자기 뒤숭숭한 하늘 저 편
먹구름이 울린다
행인들 걸음 급해지고
빠르게 역회전하는 영상
고향집에 닿았다
왕소나무에 매어져
눈물 그렁한 소를 끌어들인다
세 잠잔 누에의 먹거리
뽕가지 수북한 지게를 지고
아버지가 잰걸음이시다
마당에 널렸던 빨래
어느새 대청으로 날아들고
뒤뜰 장독대로
보리멍석으로 분망한 어머니
양철차양 두드리는 빗소리 커질 때
닭장 옆 화단에 핀 봉숭아 꽃잎 다져
새끼손톱에 동여맨 채
애호박 부침개를 둘러앉은 식구들
웃음 피어나는 짧은 여유다.
*
(8월호 문예사조 연재시.. )
- 장미숙초원
소나기가 오려나
갑자기 뒤숭숭한 하늘 저 편
먹구름이 울린다
행인들 걸음 급해지고
빠르게 역회전하는 영상
고향집에 닿았다
왕소나무에 매어져
눈물 그렁한 소를 끌어들인다
세 잠잔 누에의 먹거리
뽕가지 수북한 지게를 지고
아버지가 잰걸음이시다
마당에 널렸던 빨래
어느새 대청으로 날아들고
뒤뜰 장독대로
보리멍석으로 분망한 어머니
양철차양 두드리는 빗소리 커질 때
닭장 옆 화단에 핀 봉숭아 꽃잎 다져
새끼손톱에 동여맨 채
애호박 부침개를 둘러앉은 식구들
웃음 피어나는 짧은 여유다.
*
(8월호 문예사조 연재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