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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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柳寬順
그리운 미친년 간다
햇빛 속을 낫질하며 간다
쫓는 놈의 그림자는 밟고 밟으며
들풀 따다 총칼 대신 나눠주며 간다
그리움에 눈감고 쓰러진 뒤에
낫 들고 봄밤만 기다리다가
날 저문 백성들 강가에 나가
칼로 물을 베면서 함께 울며 간다
새끼줄에 꽁꽁 묶인 기다림의 피
쫓기는 속치마에 뿌려놓고 그리워
간다, 그리운 미친년 기어이 간다
이 땅의 발자국마다 입맞추며 간다
,,,,,,,,,,,,,,,
함박눈 맞으며 창녀나 될걸.
흘린 피 그리운 사내들의 품을 찾아
칼날 같은 이내 가슴 안겨나 볼걸.
사랑은 엄살이니까
쫓겨온 그리운 고향이니까
주무시고 가세요 아저씨.
아저씨의 삶은 피곤하지 않으세요?
거리의 쓰레기통마다 별빛이 내릴 때
밤목련 지는 소리 홀로 들으며
오늘밤 사는 놈만 불쌍하다 흐느끼는
저 젊은 나그네를 따라가요 아저씨.
눈물은 희망이니까
봄밤에 개미 한 마리 죽인 우리들의
통곡은 희망이니까
술집마다 거짓말들만 술 취하는 거리에서
자고 가요 아저씨, 말씀해주세요.
우리들은 어디로 가고 있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산으로 올라가고
남 몰래 동상들만 울고 서 있쟎아요.
몸파는 여자들만 봄을 기다리도록
동해 위를 촛불 들고 걸어가요 아저씨.
슬픔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보리피리 불면서 보리밭길 걸어요.
사랑은 절망이니까
절망은 사기이니까
첫눈을 밟으며 창녀나 될걸.
[1976]
-정호승-
柳寬順
그리운 미친년 간다
햇빛 속을 낫질하며 간다
쫓는 놈의 그림자는 밟고 밟으며
들풀 따다 총칼 대신 나눠주며 간다
그리움에 눈감고 쓰러진 뒤에
낫 들고 봄밤만 기다리다가
날 저문 백성들 강가에 나가
칼로 물을 베면서 함께 울며 간다
새끼줄에 꽁꽁 묶인 기다림의 피
쫓기는 속치마에 뿌려놓고 그리워
간다, 그리운 미친년 기어이 간다
이 땅의 발자국마다 입맞추며 간다
,,,,,,,,,,,,,,,
함박눈 맞으며 창녀나 될걸.
흘린 피 그리운 사내들의 품을 찾아
칼날 같은 이내 가슴 안겨나 볼걸.
사랑은 엄살이니까
쫓겨온 그리운 고향이니까
주무시고 가세요 아저씨.
아저씨의 삶은 피곤하지 않으세요?
거리의 쓰레기통마다 별빛이 내릴 때
밤목련 지는 소리 홀로 들으며
오늘밤 사는 놈만 불쌍하다 흐느끼는
저 젊은 나그네를 따라가요 아저씨.
눈물은 희망이니까
봄밤에 개미 한 마리 죽인 우리들의
통곡은 희망이니까
술집마다 거짓말들만 술 취하는 거리에서
자고 가요 아저씨, 말씀해주세요.
우리들은 어디로 가고 있어요?
사람들은 모두 다 산으로 올라가고
남 몰래 동상들만 울고 서 있쟎아요.
몸파는 여자들만 봄을 기다리도록
동해 위를 촛불 들고 걸어가요 아저씨.
슬픔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보리피리 불면서 보리밭길 걸어요.
사랑은 절망이니까
절망은 사기이니까
첫눈을 밟으며 창녀나 될걸.
[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