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공연정보
공연정보

‘별’ ‘고향의 노래’ ‘내 맘의 강물’ 작곡가 이수인 선생 별세

운영자 1 110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가곡 ‘별’ ‘고향의 노래’ ‘내 맘의 강물’을 만든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22일 오전 9시 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우리 가곡의 예술적 가치를 드높임과 동시에 대중화에도 지대한 공헌을 하며 100여 곡의 가곡과 500여 곡의 동요를 남겼다.

1939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마산동중학교,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상경했다. 서라벌예술대학(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에 입학해 ‘가고파’를 작곡한 김동진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다. 고인은 당시의 배움에 대해 “스펀지가 잉크를 빨아들이듯 했다”라며 “지식에 굶주리고 낭만에 배불렀으며 열정에 취한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대학 졸업 후엔 마산 성지여중고 음악선생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이듬해 마산 제일여고로 자리를 옮겼다. 평소 좋아하던 가람 이병기 선생의 시 ‘별’에 곡을 붙인 것은 이 시절(1965년)이었다. 고인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별’의 작곡 과정을 이렇게 밝혔다.

“하루는 밤이 늦도록 음악실에서 혼자 피아노를 치고 운동장을 걸어 나오는데 달이 없어서인지 그날따라 유난히 별이 밝았다. 초등학교 시절 지리산 그림자와 함께 보았던 그 별떨기들이 그곳에 있었다. 운동장 가운데서 한참 동안 별구경을 하다가 문득 애송하던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시가 떠올랐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 마루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나는 그 길로 음악실로 달려가 피아노에 손을 얹었다. 내 입에서 어느새 가람 선생님의 ‘별’이 노래가 되어 나오고 있었다. 단숨에 악보가 그려졌다. 내 가슴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다시 손볼 필요가 없이 노래가 만들어졌다.”

고인의 또 다른 대표작인 ‘고향의 노래’는 친구인 김재호 시인과의 우정 때문에 탄생했다. 두 사람은 마산고 동창 사이로 대학 졸업 후 마산 제일여중고에서 교사로 함께 근무했다. 하지만 1968년 KBS어린이합창단의 상임지휘자로 발탁돼 서울로 올라오면서 헤어졌다.

이듬해 서울 신촌의 비좁은 셋방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수인에게 한 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국어교사인 김재호 시인이 시 한 편을 보내며 선율을 붙여달라고 부탁한 것. 당시 우울감이 들 정도로 깊은 향수에 젖어 있던 고인은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들어 하룻밤 새에 후딱 곡을 만들었다. “국화꽃 저버린 겨울 뜨락에 /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로 시작하는 ‘고향의 노래’는 이렇게 우정과 향수가 낳은 명작이다.

이수인은 이처럼 서정적 감수성이 물씬 느껴지는 가곡을 많이 작곡했다. ‘내 맘의 강물’은 먼저 곡을 완성하고 시인들에게 가사를 써달라고 부탁했지만, 마땅한 작품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수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 그날 그땐 지금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라고 직접 가사를 붙이기도 했다.

고인의 중요한 업적 중 하나는 KBS어린이합창단을 이끌면서 누구나 알 수 있는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앞으로’ ‘아빠의 얼굴’ 등 많은 동요를 작곡한 것이다. 그는 “동심은 거짓이 없는 진실이다. 첫눈처럼 때 묻지 않은 순결이요, 그리움과 평화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동심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다”고 평소 강조했다.

후배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첫사랑’ ‘내 영혼 바람 되어’ ‘눈’ 등을 작곡한 김효근 교수는 ‘고향의 노래’의 아름다움에 반해 작곡을 시작했다고 고백했으며, ‘진달래’ ‘별을 캐는 밤’의 정애련 작곡가 역시 선생이 만든 동요를 들으며 음악가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수인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게 ‘성산동 살롱음악회’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언덕길에 있는 고인의 아담한 단독주택 거실에서 열렸던 이 음악회는 가곡 애호가와 프로 성악가 등이 참여해 이수인의 곡으로만 꾸미는 미니 콘서트였다. 선생의 건강이 나빠지기 전까지 꾸준하게 열려 한국 가곡의 아지트 역할을 했다.

한국 가곡의 부활에도 앞장서 ‘그리운 금강산’의 최영섭, ‘내 마음 그 깊은 곳에’의 이안삼, ‘강 건너 봄이 오듯’의 임긍수 등과 함께 지난 2003년 가곡 활성화를 위한 ‘4인 작곡가회’를 결성해 가곡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제2회 한국아동음악상(1978), 대한민국방송음악대상(1984), 대한민국동요작곡 대상(1988), 제4회 세일 한국가곡상(2012)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수필가인 부인 김복임 씨, 아들 이문규 씨, 며느리 윤민아 씨, 손녀 이채원·이동은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25일, 장지는 경남 의령 선영이다.
1 Comments
해야로비 08.23 13: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에게 아름답고 희망을 갖게 하는,  많은 곡을 부를수 있게 하시고 서정적인 감성의 곡들로 순수한 감성을 간직할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과의 일화들이 이제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네요.

유족에게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카테고리
State
  • 현재 접속자 16 명
  • 오늘 방문자 100 명
  • 어제 방문자 872 명
  • 전체 게시물 38,555 개
  • 전체 회원수 30,961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