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공연정보
공연정보

제갈삼·조상현 초청 원로음악회[2002/10/11]

운영자 0 1881
'무대에서 연주하다 죽는 게 연주자의 가장 큰 행복이죠.'
팔순을 바라보는 두 원로음악인이 평생 현역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귀한 무대를 마련했다. 10월 11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갈삼·조상현 초청 원로음악회'.

한양대 음대학장,단국대 예술대학장을 지낸 바리톤 조상현(78)은 지금은 1급 시각 장애인이다. 노안에다 저술작업에 몰두하며 눈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3년 전부터는 거의 앞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지난해 5월 가졌던 25번째 독창회를 끝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매듭지어야 했다.

지난 54년 슈베르트 가곡 콘서트로 첫 독창회를 열었던 그는 국내 남자 성악가 중 처음으로 해외유학(빈 국립음대)을 떠난 한국 음악계 1세대. 자녀들은 조트리오로 유명한 영방(피아노) 영창(첼로) 영미(바이올린)이다.

전 부산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제갈삼(77)은 부산 음악사의 산증인. 지난 52년 이상근 곡 초연무대를 시작으로 피아니스트가 드물었던 부산음악 초창기에 가곡 반주를 거의 도맡다시피 했다. 지난 91년 정년퇴직 뒤에도 제자들의 모임인 운아회 무대에 출연해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하는 등 무대를 지켜오고 있는 그는 부산현대음악제 운영위원장과 부산음악협회 회장 등을 지내며 활발한 사회활동도 해왔다.

오랜 세월 교분을 나눠왔지만 두 원로가 함께 무대에 서기는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렸던 원로음악회'큰 스승 큰 사랑'에 이어 두번째. 두 사람의 무대를 꾸미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11일의 무대는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아온 연륜과 내면의 깊이가 느껴질 수 있는 곡들로 채웠다.

함께 호흡을 맞출 곡은 김성택(95) 곡 '산유화'와 '이별의 노래'. 이밖에 조상현은 김경혜의 반주로 김순애 곡 '사월의 노래'와 '그대 있음에',김동진 곡 '못잊어''내마음' 등 따뜻한 여운이 남는 한국가곡을 들려준다.

제갈삼은 자신이 쓴 '자작가곡 파랑새에 의한 피아노를 위한 비가',스크리아빈의 '전주곡 제1번'과 '야상곡 제2번',리스트의 '위안 제6번' 등 화려한 기교보다는 관조의 멋을 담은 곡을 선택했다.

이날 두 스승의 무대에는 제자인 테너 장원상 이칠성,소프라노 신진범 신용희가 나와 춘향전 중 '사랑가' 등 이중창을 부른다. 조상현은 연주회 다음날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도 열 계획이다.

부산일보 2002.9.27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