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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요칼럼
 

Quo Vadis ?

鄭宇東 0 1428
쿼 바디스(Quo Vadis) ?

나는 어디로 가야 하며 어디에 머물러야 마땅한가 ?
1895년 폴란드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Henryk Sienkiewicz 가 지은
소설의 제목이지만 우리에게는 1951년에 제작된 "Quo Vadis"란 영화의
제목으로 "어디로 가십니까"란 뜻의 라틴어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의 이 제목은
신약성서 외경 베드로행서에서 예수가 최후의 만찬중에 제자들에게 지금
내가 가는 곳을 너희는 갈 수 없다 하므로 베드로가 그 가는 곳을 물은 데
서 유래하였으며, 영화에서는 박해를 피해 로마를 벗어나고 있던 베드로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의 환영을 보고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쿼바디
스, 도미네?) 하고 여쭌데서 인용하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로마 교외의 아피아 가도 부근에는 쿼바디스 교회가 있는데 교회의
제단 양쪽으로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그림과 베드로가 황송하다고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그림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네로 시대의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1세기의 로마
폭군 네로 황제때의 로마를 배경으로 로마군 장교와 인질로 잡혀온 기독
교 처녀간의 사랑을 기둥 줄거리로 하여 종교와 사랑과 인생의 난제를 심
각하게 묻고 있는 고대의 헬레니즘과 그리스도교의 투쟁을 묘사했습니다.

로마의 귀족 청년장교 비니키우스는 인질로 잡혀온 그리스도교도 리기아
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합니다. 그는 리기아를 집에 데려오려
다가 리기아의 충복인 장수 우르수스에게 부상을 당하고 그곳에서 그리스
도교도들로부터 간호를 받으면서 리기아와 사랑하게 됩니다.
한편 네로의 방화로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하여 한동안 헤어졌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약혼을 하고 비니키우스는 그리스도교도가 됩니다. 네로는 로마
의 화재에 대한 책임을 그리스도교도에게 뒤집어씌워 대학살을 시작합니다.
리기아도 원형광장에 끌려나와 사자의 먹이가 될 위험에 처하지만, 우르수
스의 도움으로 살아남습니다. 이어 병사들의 반란으로 네로는 자살하고
비니키우스와 리기아는 시칠리아의 한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합니다.

베드로의 쿼 바디스? 는 절박하고 심오한 물음입니다.
이 질문은 예수나 사람들에게 근원적이고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
니다. 혼돈의 시대를 향해 던지는 영원한 화두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두 번의 밀레니엄이 지났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전쟁과 불신, 대립
과 반목이 난무하고, 사람들은 환멸과 실의, 고독 속에 함몰되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단절되고 파편화된 인간관계 속에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현대 문명의 카오스에 휩쓸려 끊임없이 배회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의 지표를 제시해 주는 나침반입니다.

또 이말은 불교적 화두인 응지하처(應之何處 : 제 자리에서 제 구실을 다
함)에도 비길만한 말로 우리들의 양심에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꽂힙니다.
자기의 정체성이 무엇이며 지금 어디에 머물어 양심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도 떳떳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너도 나도 반성하며 뉘우치며 양심으로의 복귀
를 다짐할 뿐입니다.

이 소설은 정의와 진리는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박해받는 폴란드
민족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헨리크 솅키에비치는 이 작품으로 1905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소설은 1912년 이탈리아의 엔리코 구아
초니 감독에 의해 초대형 무성영화로 제작되었고, 1951년에 다시 미국의
멜빈 르로이 감독에 의해 로버트 테일러(비니키우스 粉), 데보라 카(리기
아 粉), 피터 유스티노프(네로 粉), 레오 겐(페트로니우스 粉) 주연의 영화
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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