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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와 백기사

鄭宇東 0 1942
흑기사와 백기사

우리는 동화나 옛이야기에서 여러가지 이름의 기사를 만납니다.
원탁의 기사, 흑기사, 장미의 기사, 백기사 등이 등장하는데 백조의 왕자
는 흔히 들었지만 백기사라는 말은 좀 낯설은 말입니다.

원탁의 기사를 탄생시킨
원탁(Round Table)은 브리튼 왕국의 전설적인 왕 아서가 사용한  탁자로
저지의 와스가 쓴 <브루트 이야기 Roman de Brut>(1155년)에 처음 나옵
니다. 아서 왕은 원탁에 앉는 기사는 평등하여 누구도 자기가 남보다 우월
하다고 주장하지 못하게 하려고 원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원탁의 동료
의식은 실제로 중세 후반에 유럽에서 확립된 기사도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토머스 맬러리 경이 <아서 왕의 죽음 Le Morte d'Arthur>을 쓴 15세기말경
에는 기사도 개념이 위대한 군주 밑에서 확립된 고결한 전우애와 뗄 수 없
는 관계에 있었습니다.

흑기사라는 말이 처음 사용되게 된 기원은 영국의 작가 월터 스콧이 1819
년에 발표한 소설로 "아이반호"라는 작품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흑기사란 검은 갑옷을 입고 자신의 신분을 숨긴 기사를 의미합니다.
주인공인 아이반호가 위기에 빠진 약자(주로 여성)을 아무런 대가 없이 구
해 주는 신분을 숨긴 신비에 가득 찬 귀족적인 인물로 묘사되어 있고 그 인
물이 바로 "흑기사"입니다. 따라서 원래의 흑기사라는 존재는 강인한 이미
지에 친절하고 여성을 위하고 위험한 순간에 도움을 주는 신비한 인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리햐르트 슈트라우스의 클래식음악 "장미의 기사"는
Hugo von Hofmannsthal의 대본에 슈트라우스가 곡을 붙인 작품입니다.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느낌을 전달해주는 테마 음악은 왈츠이지만 극중 배
경인 1740년대에는 아직 왈츠가 등장하지 않던 시대이기때문에 매우 흥미
롭다고 볼수 있습니다. 18세기 빈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오페라 장미의 기
사에서는 원수 부인의 애인이었으나 오크스 남작의 장미의 기사로 부호인
파니 날 가에 사자의 자격으로 간 옥타비안이 그 가문의 딸인 소피에게 장
미꽃을 건네주며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변장한 옥타비안이
방탕한 남작을 곯려주고 마침내 마지막에는 소피와 결혼을 한다는 희극적
인 작품입니다.

예전에도 백마탄 왕자나 백조의 기사가 있었지만
백기사라는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개념인 것 같습니다.
흑기사나 백기사 모두 신비의 인물로 자신을 숨기면서 도움을 주는 멋진
인물의 의미하긴 하나 차이점을 구지 말하자면, 흑색마술과 백색마술의 구
별처럼 흑기사가 나쁜 의미의 도움자라면, 백기사는 좋은 의미의 도움자라
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흑기사의 경우 초기의 개념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흑백의 논리가 약
간 맞아 떨어지는 개념으로 바뀌어 정의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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