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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친일파에 '사기'로 밝혀진 가곡 '선구자', 노래비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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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마산역 앞 정원에 있는 <선구자 노래비>. 가곡 <선구자>는 친일파 윤해영, 조두남이 작사작곡했다.

윤해영, 조두남이 만든 가곡 <선구자>가 친일파의 작품에다 '대국민사기극'으로 드러난 가운데, 경남 창원마산에서 유일하게 있는 마산역 앞의 '선구자 노래비'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산역 앞 정원에는 20년 전에 세워진 '선구자 노래비'가 있다. 여기에는 <선구자>의 가사와 악보가 새겨져 있다. 이 노래비는 봉사단체인 '마산아카데미라이온스클럽'에서 세운 것이다. 이 가곡을 지은 것으로 알려진 두 인물 모두 친일파다. 윤해영(1909~?)은 1940년대 "용정의 노래"와 "만주 아리랑", "낙토 만주" 등 일본제국의 만주 침략으로 세워진 '만주국'의 건국 이념을 찬양하는 친일시를 썼다.

윤해영은 일제 관제단체인 '오족협화회' 지부 간부를 지냈고,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 있다.
조두남(1912~1984)은 1943년 만주작곡가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했고, 1943년부터 징병제를 찬양하고 '낙토만주'와 '오족협화'로서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자는 내용의 군가풍 국민가요를 지었다.

윤해영, 조두남의 친일행적이 드러나면서 옛 마산시가 2003년 '조두남 음악관'(현 마산음악관)을 지으려고 했을 당시, 시민단체가 반대하기도 했다. 결국 옛 마산시의회는 2004년 11월 '조두남 기념관'이 아닌 '마산음악관'으로 결정했고, 이는 지금까지 '창원시립마산음악관'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후에는 '마산음악관' 뜰에 설치되었던 돌비에 '선구자 노랫말'이 새겨졌다가 짓뭉개버려 없어졌다.

마산음악관 뜰에 있던 가곡 <선구자>와 연관된 시설물도 지금은 대부분 철거되었다. 돌비 옆에 '일송정'이란 현판이 붙은 정자가 건립되었다가 지금은 현판이 철거되었고, 정자만 남겨져 있다. 마산음악관 뜰에는 가곡 <선구자>에 나오는 '용두레 우물'을 만들어 놓았는데 지금은 우물이 없어진 상태다. 다만 우물을 덮고 있는 지붕은 그대로 남겨 두었다. 

"가곡 <선구자>는 '대국민사기극'"

가곡 <선구자>는 '대국민사기극'으로 드러났다. <선구자>의 원래 제목은 '용정의 노래'였고, 박태준이 1922년에 작곡한 <님과 함께>를 표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최근 <20주년 기념 백서-친일?친독재가 어깨 펴고 사는 나라>를 펴내면서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은 "'선구자'의 본래 제목은 '용정의 노래'였고, 가사 중 '활을 쏘던 선구자'는 '눈물 젖은 보따리', '맹세하던 선구자'는 '흘러흘러 온 신세'였다"며 "이상하게 이 부분은 조두남 회고록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고 했다.
김 고문은 "<선구자>는 일찍 미국으로 이주한 원로 음악가 박태준 선생이 1922년에 만든 <님과 함께>라는 곡을 표절한 것"이라며 "박태준 선생이 1962년 6월 19일 서울에서 귀국연주회를 열었는데, 그때 '동무생각', '소낙비'와 함께 이 노래를 직접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후배 음악인들과 청중들은 <님과 함께>라는 노래가 가사만 틀리지 곡은 <선구자>와 같다고 하자 박태준 선생은 '후배가 선배의 곡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고 말해, 표절이라는 말을 에둘러 점잖게 표현한 것으로, 당시 음악계에서는 꽤나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전문가들마다 평가가 다르긴 하지만, 표절의 정도는 <선구자> 노래 16마디 가운데 5마디는 똑 같고, 8마디는 유사하며, 다른 것은 3마디 정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인 것 같다"고 했다.
'선구자'라는 단어에 대해, 김 고문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매우 긍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고 있고 심지어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군을 지칭하는 단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잘못 해석된 단어다. 항일독립투사들이 불렀던 독립군가 어디에도 '선구자'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겨레가 부른 학도가, 청년가, 계몽운동가, 독립가, 교사, 항일시, 일반가요 수백편을 뒤져봐도 '선구자'라는 단어는 없다"며 "1930~1940년대 만주에서 '선구자'라는 단어의 쓰임새는 일제의 침략전쟁과 식민지정책을 모범적으로 수행하여 공을 세운 자들에게 붙여 준 호칭으로, '선구자'와 '독립군'은 매우 적대적인 단어"라고 했다.
또 그는 "일제의 주구가 되어 동족인 독립군을 토벌하는데 앞장 선 <간도특설대> 군가의 가사를 보면, '시대의 자랑, 만주의 번영을 위한 징병제의 선구자', '선구자의 사명을 안고 우리는 나섰다'는 대목이 나온다. 간도특설대는 우리 독립운동가를 토벌하는 특수부대였다"고 했다.
김영만 고문은 "창원마산에 <선구자>와 관련한 기념물이 있다가 다 없어졌고, 지금은 마산역 앞 정원에 남아 있는 노래비가 유일하다"고 했다.

최영수 마산아카데미라이온스클럽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클럽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20년 전에 세운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매월 한 차례 이사회가 열리는데, 오는 이사회 때 안건으로 상정해서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2020.03.20 17:31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시민기자) 윤성효(cjnews)
2 Comments
아카시아숲 2022.01.26 12:02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 지식인들입니다.
교과서속 대부분의 위인들이 오는날 사실은 대다수가 더러운 친읿파 이중인격자  기회주의자입니다.
월석 2022.06.20 22:34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가 아닌 사람은 누군고?  공무원은 다 친일 파인가?  교사들도 다 친일 파인가? 선구자의 노래 뜻을 길이길이 가슴에 담아보아야 한다. 이것이 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