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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한국가곡해설 6 <임이 오시는지> 박문호 작시 김규환 작곡

고진숙 3 4163
이삭 줍듯 주운 시 <임이 오시는지>


 작곡자 김규환이 kbs 합창단 상임 지휘자로 있을 때 방송 프로그램인 '화음의 전당'을 위하여 신곡의 발굴과 프로를 채워 가느라 애쓰던 때에 작곡된 곡이다. 1966년에 소프라노 황영금이 제일 먼저 불렀다.

작곡 발표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작사자의 이름은 있으나 누구인지도 모른 채 "물망초 꽃 피는..."의 노래가 방송을 통하여, 교과서를 통하여 널리 퍼져 갔다.
88년 경에야 작사자 박문호를 찾아 냈는데, 그는 이미 83년에 작고한 의사였다는 것을, 고인의 아들이 나타남으로써 궁금증이 풀리게 되었다.

원래 합창곡으로 발표된 것이었으나 kbs 영상 가곡에는 소프라노 양은희에 의해 독창곡으로 영상을 타고 나간 후부터 독창곡으로 성악가들이 앞다투어 불러 우리 가곡 굴지의 명가곡의 자리에 있다.

한국일보사 발행 이향숙(李享淑) 저인 <가곡의 고향>이 1988년에 초판에서 소개된 것 가운데서 다음에 언급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신중히 대하여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즉 작곡가의 위상, 또는 인격에 비추어 셍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고 하겠다.

 "작곡자가 우연히 방송국 사무실 휴지통에서 구겨진 오선지를 집어들어 펴 보니 ....그 가곡은 kbs가 작곡을 의뢰했던 것인데 담당자가 곡이 마음에 들지 않아 묵살시켜 버리고 휴지통에 처넣었다..."
는 대목은 와전된 것이 틀림 없다.
당시 <주간한국> 문화부 기자였던 이향숙(李享淑) 기자가 그의 취재 저서 <가곡의 고향>에 이렇게 기술한 것이 정설처럼 되고 있으나, 그것은 다음과 같은 점으로 보아 취재 메모를 글로 옮기면서 잘못 썼다고 믿어진다.

첫째 방송국 담당자가 청탁했던 것을 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남의 작품을 휴지통에 처넣는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신문 방송사 등에서 기자, 특히 수습 기자가 기사로 써 낸 것이 마땅치 않을 때는 데스크에서 휴지통에 그대로 버려 버리는 예가 다반사로 있을 수다. 그러나 저명한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송을 안 내보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무례한 일은 예나 오늘이나 할 수 없는 상식이다. 남의 저작물을 버릴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작곡가 김규환 선생에게 내가 직접 들은 바로는 방송국에서 이 모 작곡가가 작품을 고치다가 마음에 안 들어 스스로 구겨 버린 것을 김규환 선생이 이삭 줍듯 주워서 보니 시가 수준급이어서 그 가사에 전혀 다른 곡을 붙인 것이 <임이 오시는지>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향숙 기자는 필자한테도 가곡 <그리움>의 취재차 카메라맨과 같이 왔었는데, 책으로 읽을 때는 취재 당시의 말과 다소간 상이한 점이 발견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3 Comments
이반장 2008.03.27 06:43  
감사합니다
야구 2008.06.01 12:44  
잘 보았습니다.
고진숙 2008.08.06 18:57  
잘 읽어 보셨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