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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황덕식 작곡 '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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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까마귀 울고 간 북천은 아득하고
수척한 산과 들은 네 생각에 잠겼는데
내 마음 나뭇가지에 깃 사린 새 한 마리
고독이 연륜 마냥 감겨오는 둘레 가에
국화 향기 말라 시절은 저물고
오늘은 어느 우물가 고달픔을 긷는가
일찍이 너 더불어 푸르렀던 나의 산하
애석한 날과 달이 낙엽지는 영 마루에
불러도 대답 없어라 흘러만 간 강물이여

애모의 작곡자 황덕식 선생은 한국음악의 산실 경남 마산의 마산고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2004년 퇴임했다.  그의 음악사랑은 교육일선에서 뿐만 아니라 경남 합창연합회장과 교사 합창단장을 역임하는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눈부신 음악활동을 전개해온 것으로 입증되기도 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그리움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시로 나타내고 노래로 부를때 아름다움은 더 하며 우리들 마음에도 아름다운 서정이 깃들것이라는 그의 우리가곡에 대한 생각은 평생을 한국가곡 부르기 운동에 열중하게 했으며 우리가곡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왔다.

가곡 <애모>도 그의 한국가곡 부르기 운동중에 창작되어진 곡 중 하나이다.
<애모>는 시 자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작곡자의 가슴속에 늘 기억되고 있던 시였다. 사랑, 그리움, 기다림 등의 직접적인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으면서도 이토록 애절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출해 낸 시가 또 있을까 생각하면서 노래로 만들어 부르고 싶어했었다.
1984년 늦은 봄, 중앙일보사에서 주최한 전국순회 시조문학 강연회가 마산에서 개최되었는데 여기에서 작곡자는 이날 강사로 참석한 정완영 시인을 만났다. 생각만으로도 주옥같은 싯귀가 가슴에 와 닿고 절제되고 투명한 시어에 감동한 그는 이날 정완영 시인에게 <애모>를 노래로 만들겠다고 청하고 허락을 받았다.

<애모>는 이듬해인 1985년에, 고등학교 학생수준이면 누구나 피아노 반주도 가능한 수준으로, 그리고 음역 또한 높지 않은 쉬운 선율의 가곡을 만들어 보급하고자 했던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가곡으로 작곡되어졌으며, 재직중인 마산고교 학생들에게 선을 보임으로써 큰 반응을 불러왔다. 한때는 음악수업 없이 입시공부에만 매달리던 고3학생들까지 <애모>를 부르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여 3학년 전체가 학교강당에 모여 <애모>를 열창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후 작곡자의 <애모>는 신작한국가곡집(세광음악출판사,1987)에 수록되었고 1988년 2월 KBS-TV 음악프로에 처음 방영되었다. 또 SK영상음반 사업부에서 제작한 한국가곡 제5집에도 테너 임웅균의 음성으로 녹음되어 시판되었다. 이외에도 테너 엄정행, 장원상, 소프라노 이지영, 안산시립합창단, 창원시립합창단 등에서 <애모>를 녹음하였으며 최근에는 각종 음악회에서 이 곡을 귀한 메뉴로 올리고 있다.
 
그러나 예술가의 혼이 담긴 작품세계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늘 같을 수 없듯이  <애모>의 이같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곡자는 그 후에 작곡한 강명숙 시의<그대 그리움>, 이종광 시의 <물새>, 김연동 시의 <내 마음의 편지> 등의 곡들이 더 좋은데도 불구하고  <애모>가 본인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 된데 대하여 의아하다고 한다.

애모의 原詩

서리 까미귀 울고 간
北天은 아득하고
수척한 산과 들은
네 생각에 잠겼는데
내 마음 나무 가지에
깃 사린 학 마리.

孤獨이 年輪마냥
잠겨 오는 둘레 가에
菊香 향기 말라
시절은 또 저무는데
오늘은 어느 우물가
고달픔을 긷는가.

일찍 너 더불어
푸르렀던 나의 山河
哀惜한 날과 달이
落葉 지는 嶺마루에
불러도 대답 없어라
흘러만 간 江물이여.

- 정완영의 ‘애모(愛慕)’
2 Comments
이수현 2007.10.24 01:45  
근래의 곡인데도 노랫말이 참 멋스럽습니다.
청산 2011.02.05 01:56  
애모 작곡 배경과 해설을 찾아 다니다가
이제야 반갑게 대합니다^*^
해설에서처럼 그리움,사랑,기다림이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고도
이렇게 애틋한 그리움을 노래 할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귀한 정보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