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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가을밤에 듣는 주옥같은 우리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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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시대 망국의 한을 달래고 민족혼을 일깨워주었던 우리 가곡. 광복 이후에도 우리 가곡은 온 국민이 함께 부르며 어려운 현실에서 오는 슬픔과 괴로움을 잊게 해주었던 고마운 존재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가곡은 우리 국민의 눈과 귀 그리고 가슴에서 멀어졌다. 가곡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의 부재와 일반의 무관심 때문이었다.

그 사이 우리 가곡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높이 사고, 애창했던 건 도리어 외국에서였다. 흐르는 세월과 함께 잊혀져가는 우리 가곡이 오히려 외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실제로 플라시도 도밍고와 안젤라 게오르규는 '그리운 금강산'을, 엘리 아멜링은 '목련화'를, 미샤 마이스키는 '눈물'을, 바버라 보니는 '진달래꽃'을 앨범에 담았다. 헤르만 프라이, 패터 슈라이어, 볼쇼이 합창단 등 내로라하는 성악가들과 합창단도 우리 가곡을 부르고 있다.

한국가곡대축제는 이러한 현실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원로 음악인들이 사라져가는 한국 가곡의 맥을 잇고 국민 가슴 속에 잠자고 있는 우리 가곡에 대한 애정을 흔들어 깨우려고 만든 행사다.

한국가곡문화예술협회(이사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80여 년 한국 가곡사를 정리하고, 신작 가곡을 비롯해 예술성은 높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곡 100여 곡을 발굴해 선보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가 다음달 7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다. 소프라노 이화영 김인혜, 테너 강무림 안형일 등 유명 성악가 50여 명이 출연해 그 동안 사랑받아온 주옥 같은 가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여기에 피아니스트 김수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영, 첼리스트 장유진 씨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와 이윤경(오보에), 오은지(플루트), 차혜진(바순), 이수영(클라리넷), 세르게이 아키모푸 씨(호른)가 모인 목관 5중주 팀이 함께한다. 피아니스트 정진우, 이성균, 김윤경 씨 등도 출연한다.

첫 공연이 열리는 9월 7일에는 소프라노 이화영, 테너 강무림, 메조소프라노 김신자 등이 출연해 '새타령' '갈매기' '봉숭아' 외 15곡을 들려준다. 9월 14일 2회 공연에서는 '한송이 흰 백합화' '그집 앞' '보리피리' 외 15곡이 선보인다. 바리톤 오현명을 비롯해 테너 임재홍, 소프라노 김영애, 메조소프라노 김민아 씨가 출연한다.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10회(11월 16일)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김인혜, 테너 하석배 씨 등이 출연해 '청산에 살리라' '희망의 나라로' '동강은 흐르는데' 등을 들려준다.

가곡문화예술협회는 침체 일로에 놓여 있는 우리 예술 가곡을 살리기 위해 성악가, 작곡가, 시인 등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을 비롯해 성악가 오현명, 시인 황금찬 씨가 명예회장을, 성악가 안형일 이규도 씨 등이 고문을 맡고 있다.

협회는 축제 기간에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대구, 대전 등지에서도 순회 공연을 마련할 예정이다. 3만~5만원.
[매일경제 2006.08.21 17: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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