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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감상실

나 또한 설뫼 되어

앨범타이틀 | 한국예술가곡연합회 신작예술가곡 제1집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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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공식 시/오숙자 곡/바리톤 박흥우/피아노 이용희

물소리 깊어져서 잔설을 벗겨내고
소소리 바람불어 가슴을 헤쳐대면
얼레지 새순을 틔워 설뫼는 잠을 깬다
한 걸음 들어서서 마음을 기울일 때
등불 켠 금강초롱 천산의 길라잡이
뜬구름 따라 흐르는 까닭 없는 나를 본다

능선을 타고 넘는 어스름 길어지면
아득한 님을 따라 찾을 길 없이 그리워라
노을빛 비추인 설뫼는 파도 되어 출렁이네


한국예술가곡연합회 신작예술가곡 제1집(2003)/드림쉐어

8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바다 2003.09.10 07:27  
    저는 이 노래를 들으니 아주 성스럽고
순결하게 느껴지며 얼레지꽃이 마치
하얀미사보를 쓴 여인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지고
그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도 미사보를
쓰고 기도하는듯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제 안에 생각이 차 올랐습니다.

이른  새벽에  부르는 노래

잠은 아직
미련이 남아 뒤척이는데
내 영혼은
아주 맑은 노래를 부른다

온 데 없이 가는 세월도
흔적 없는 바람도
후두둑 내리는 무심한 비도
하얀 미사보를 쓴 여인의 기도되어
영혼의 뜨락에 피어난다

신이 주신 내 생애를
먼 산의 청솔처럼
이른 아침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같은 영혼으로
수정처럼 빛나는 보석되어
그대 앞에서 부르는
이른 새벽의 노래가 되고 싶다

꽃구름피는언덕 2003.09.10 12:41  
  참 웅숭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시와 곡입니다.
눈덮인 산에서 보랏빛 금강 초롱을  보는 시인의 눈과
깊은 사유를, 또한 그에 맞는  중후한
연주도 겨울산을 보는 시야를 넓게 해 주는듯 합니다.
오숙자 교수님, 아름다운 곡 감사합니다.
박금애 2003.09.11 22:26  
  잔설이 벗겨질때 쯤의 설악은 어떠할까?
설뫼가 되어도 나는 님을 찾을길 없어, 그리움을  뭍과 바다를 넘나드는 파도의 출렁거림으로 표현한 시의 내용이  교수님의 사색적이고 무게있는 곡으로 나타나 있군요.
요즘들어 즐겨듣는 매력적이고 서정성이 풍부한 '박흥우'님의 연주로 듣게되어 좋습니다.
음악친구 2003.09.12 21:56  
  매번 오교수님의 새노래를 들으며 느끼는건 "아! 이번엔 이런 느낌의 감정이구나~!"
작곡가가 새곡을 작곡하고 그 느낌을 없애는게 참 힘들고도 중요한 작업일거 같아요
그래야 또 다른 새로움의 창작이 될테니까요~

오교수님의 끊임없는 창작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떤 곡은 강한 에너지를~ 어떤 곡은 감미로움으로~ 또 어떤곡은 어깨춤이 덩실~ 가슴이 아린 곡도 있고...
그 열정~ 그 노력~ 그 진실됨~!

음악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존경과 박수를 보냅니다~
오숙자.#.b. 2003.09.14 08:34  
  박금애님!
시인이신 서공식님께 답을 얻은 건 아니지만 이시 첫 제목이 "설악에서"라고 알고있거든요. 그래서 설뫼는 그냥 "눈산"의 의미보다 "설악산"을 의미한다고 봐요.
남가주 2003.09.26 14:28  
  피아노 전주에서 부터 깊이를 느끼게 됩니다.
몇년전에 다녀왔던 설악산 특유의 아름다움이
天山 의 길라잡이
흰구름 따라 흐르는
능선을 타고넘는
석양 속에 마냥 그리움에 잠깁니다.

피아노 후주,  점점 사라지듯
나의 그리움도 같이 녹아서 빠져드는 느낌 입니다.
노래천사 2004.03.23 16:08  
  뜬구름 따라 흐르는 까닭없는 나를 본다......
정말 무심결에 흘러온 인생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내가 존재하는 까닭을 다시 되새겨 봐야 겠습니다
사은 2020.02.06 06:37  
대학로에서 모인 내 마음의 노래 모임에 한 번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2006년 쯤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 바리톤 임준석님이 출연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주 오랫만에 오숙자선생님의 가곡을 잘 듣고 옛추억을 그리다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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