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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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타이틀 | 한겨레 가곡집 제11집 (2018/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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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경 작시 정덕기 작곡 Bar. 송기창
나는 나를 너무 싸게 팔았다
아예 마이너스로 치부해 버렸다.
별 볼일 없는 집안이라고 어머니는 내 귀에 못을 박았고,
나는 그 못에 꼼짝없이 육십년이나 박혀있다.
그래서 나의 액면가는 낮을 수밖에 없었고,
때로 누가 나에게 제 값을 쳐주면,
정색을 하며 다시 깎아내리곤 했다.
자신의 액면가를 곧잘 높여 부르는 이들도 많은데,
겉으로는 끄덕끄덕하면서도 속으로는 씁쓸하다 씁쓸해.
그들의 액면가는 부르는 만큼 상종가를 치기도 하지만,
나는 늘 나의 값을 바닥에서 치르며 흘끔흘끔앞뒤를 곁눈질 한다.
깎이고 깎인 액면가가 내가 되었다.
이제라도 제값 한번 받아보자고 큰소리 땅땅 치고 싶은데,
유통기한이 끝나간다.
무릎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