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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련다

앨범타이틀 | 물어보련다-이종희 시에 붙인 이준복 가곡집  ()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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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시 이준복 곡, 테너 유홍준, 피아노 김인경

춘향의 맨살 더듬던
요천의 잔 물결 만나
춘향의 몸매가 소문처럼 팔등신이더냐고 물어보고
동천 트고
아침을 몰고 오던 새떼들 만나서
춘향의 체취가 여뀌꽃 사이에서 나풀거리던
그 향기더냐고 물어보고
늘 푸른 기상과는 어울리지 않게
하늘 하늘 가벼이 군다고 나무라던
댓잎 위의 한낮의 햇살 만나서는
비교할 대상 없어 외로웠던 코
큰 사랑 출렁거리던 이집트 궁정은 아니지만
클레오파트라와 비교할 때
어느 코가 더 높더냐고 물어보고
무리 지어 내려오던
초롱초롱한 별빛 모아서는
춘향의 눈빛이
노황제로 하여금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고
맹세하게 한 그 여인의 것처럼
진정 사랑을 돋구더냐고 물어보고
초생달 쳐다보며
가는 눈썹 그리던 날은
이도령의 눈찌가
정말로 춘향의 옷고름을
풀어 헤치더냐고 물어보고

고운 숲 걸치고
요천강에 거꾸로 선 금암봉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잰 걸음으로
광한루원 대숲에 들어앉아
옛 세월을 안고 있는
솔솦바람과 마주 앉아서는
춘향이 어떻게 십장의 올을 풀어
천 년을
천 년을 흐를 사랑을
요천강에 띄우더냐고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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