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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앨범타이틀 | 물어보련다-이종희 시에 붙인 이준복 가곡집  ()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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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시 이준복 곡, 소프라노 김선옥, 피아노 김인경

5월 긴긴 해가 한낮을 비껴 앉으면
피내린 주림을 토하는 아낙의 긴 한숨에
외쭉 석쇠 방문 소리없이 열리고
동네 아이들의 '진지 잡수셨어요?' 인사말에
어른들 헛기침으로 체면 세우면
저녁놀 쏘시게로 춘궁을 지펴
나물 죽을 끓이는 가는 연기
짓누르고 옥죄던 고개
가쁘게 넘어 한숨 들리면
구겨진 두루주머니 어설프게 부풀려놓고
찌든 얼굴들 모아 십시일반 가르치는
한술 한술 식구들의 허기 먹고
배부른 좀도리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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