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노닐다가
어느 날 늙은 어부
낡은 그물에 걸리어
매서운 찬바람 엄동 설한에
영문도 모르고 산속으로 끌려왔네
무슨 죄가 그리 많아
코를 꿰고 입을 꿰어 장대에 매달려
몸부림치다 깡마른 몸 바다로 보내주라
울부 짖었건만 방망이로 몽둥이로
두들겨 맞고 말았네
갈기 갈기 찢긴 몸
비닐봉지 속에 갇혀
저자거리 좌판 위에 웅크리고 앉으니
지나가던 어떤 아줌마 안쓰러운 듯 바라보더니
지폐 몇 장 던져주고 데려갔네
허름한 집으로 데려갔네
이제 한숨 돌리는데 뜨거운 불에
생전 못 본 마늘과 기름에
달 달 달 달 달 달 달 달 달 달 볶이 더니
팔 팔 끓는 물에 팔 팔 끓는 물에
황태 영혼까지 녹아 버렸네
팔팔 끓는 물에 황태 영혼까지
녹아 버렸네
애닳다 우리 황태 흐흐흐흐
작곡가는 창조의 어머니란 말이 이처럼 실감이 날 수가 없네요.
교수님 창작의 세계는 아무도 가늠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황태해장국을 끓이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제가 쓴 황태해장국은 현직에 있을 때 전 직원이 동해안 쪽으로 여행을 가서
어느 황태국 전문 식당에 들렸을 때 국물이 유난히 하얀 우유처럼 뽀해 식당 종사자에게 어떻게 하면 이렇게 곰국처럼 하얗게 되느냐 물었더니 그분이 이렇게 일러주셨어요.
그분이 일러준 대로 해봤더니 우유처럼 뽀얀 황태국이 되더라구요.
그 뒤로 제 뇌리에 깊숙이 들어앉아 황태해장국을 쓰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불후의 명가곡이 될 곡을 써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훌륭한 연주를 해주신 송기창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