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세월

09 | 은빛 세월
박수진 작시, 조원경 작곡, 바리톤 송기창, 피아노 엄은경

나는 작가이고 싶었다
나는 배우이고 싶었다
날마다 새로운 대본을 쓰고
박수받는 배우이고 싶었다

하루하루 살며 한숨 깊었더니
이쯤에서 지나온 길 돌아보니
나는 이미 작가이고 배우였다
때로는 내가 쓰고
때로는 누군가 써 준
대본에 따라 충실하게 연기한 배우였다

그것을 모두 소화하느라
많이 아팠고 많이 울었지만
가다가 더러는 행복하기도 했다
행복하기도 했다
행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