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나를 떠나

노유섭 시  정덕기 곡  소프라노 임청화  피아노 백설

사랑아 피어나라
나를 떠나 꽃으로 피어나라
세상 어느 나무에게나
어느 풀포기에나
날 때부터 내 안에 죄수처럼 붙들린 사랑이여
꽃처람 피어나라
누구에게는 샘물이 되고
누구에게는 햇빛이 되어
공중의 새, 들판의 나귀에게도
사랑이여 내 안의 사랑이여
나를 떠나 저 갈대숲 속
달도 별도 숨 죽인 바람
그 울음소리 곁에 머물게 하라
사랑이여 나를 떠나 이제는
저 겨울 공중에서 내리는
하얀 마법의 꽃송이와 한 뿌리 되어
감옥을 부수고 나온 죄수처럼
사랑이여 내 안의 사랑이여
거리마다 해 뜨는 산비탈 언덕마다
애기동백 붉은 폭죽으로 텨져 타올라라 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