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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날다

앨범타이틀 | 한국신작서정가곡 제9집  (2017)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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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날다
작시 조영황 시 | 작곡 심진섭  |소프라노 이시원 | 피아노 박선희

사월 초이틀 설레는 봄날을 둘러매고
도심 속을 빠져나가 두두리둥실 구름 위를 난다
산비탈 양지까지 마중 나온
봄의 전령사와 눈인사를 하다 향에 취해 발이 빠졌다
백두대간 끝자락 부여잡고 버티려
안간 힘을 쏟지만 어허 이화령은 간데없고
문경새재 귀가 멀어 듣지 못하는구나.
한 세기가 훌쩍 덮고 지나간 자리에
젊은 날의 애수가 진하디 진한 송진에 묻어 나오고
끼마득한 낭떠러지에 두 갈래 길이 났는데
붉게 물든 해는 서신에 걸려 어디로 갈까
이리저리 망설이는데 저만치 달아난 낮달은
채색으로 빛나고 어허 갈 길이 먼 나그네는
하루를 뒤로 하고 문경을 훨훨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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