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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앨범타이틀 | 시인협회 창립 60주년 기념 명시 명가곡  (2017)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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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 / 김광자 곡 / 소프라노 장혜지 / 피아노 양기훈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 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자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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