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권혁수 작시, 박이제 작곡, Bar. 이현호 - 피아노 엄은경

아버지가 남겨주신 책장에서 종이쪽지가 우두두둑 쏟아져 나왔다
밖에는/ 말이 없구나/ 말 할/ 미안하다 지도를 그려본다/
없어 하나가/ 남겨줄게/ 사랑한다는/ 있는 것 같다 혹시 아직/
붙이지 못한/ 필요할지 몰라/ 바다 이름을/ 남태평양에/ 섬.....
말이 되게 하나하나 맞춰 보니 아버지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남겨줄 게 없어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구나
혹시 필요할지 몰라 바다지도를 그려본다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섬 하나가 남태평양에 있는 것 같다
쪽지엔 시든 벚 꽃잎 한 장 붙어 있다
등고선 표시 없는 보물섬 지도를 보증하듯 치매를 앓으시던
아버지의 꽃잎은 아버지의 섬에 뿌려졌다
종이쪽지처럼 날개가 하나뿐인 채 알 수 없다
아버지는 하나의 날개로 어떻게 저 세상을 건너가셨을까